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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중국 부자 순위 발표… 마윈이 ‘10위’, 1위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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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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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중국 부자들의 순위를 조사하는 후룬연구소(胡润研究院)가 지난 24일〈2023 중국 100대 부자 명단〉을 발표했다. 후룬연구소의 부자 리스트는 업계의 실질적 변화를 반영하는 명단으로, 올해로 25년째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둔화로 올해 성적표는 녹록지 않다. 발표 이래로 포함된 인원이 2년 연속 감소했으며, 기업가의 총자산도 덩달아 하락했다.

중국 경제 상황이 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어떤 기업가가, 또 어떤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을까.

💰 〈2023 후룬 부자 목록〉에는 개인 자산 7억 달러 이상의 기업인이 포함됐으며, 총 1241명으로 지난해보다 5%(64명) 감소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가의 총자산은 지난해보다 4% 감소한 3조 2천억 달러(약 4326조 3500억 원)다. 기업가 집중도가 가장 높은 상위 3개 도시는 베이징, 선전, 상하이였으며 홍콩과 항저우가 그 뒤를 이었다. 기업가의 평균 연령은 59세다.

중국 최고 부자로 남은 ‘생수왕’

1위의 기업가는 누구일까. 바로 중국의 ‘생수왕’, 중산산(鐘睒睒)이다. 벌써 3년째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개인 자산 약 620억 달러(약 82조 8450억 원)로 중국 최고 부호로 자리매김했다.

중산산은 중국의 대표 생수 브랜드 ‘농푸산취안(農夫山泉)’과 백신 제조업체 ‘완타이바이오(萬泰生物)’를 세운 인물로, 두 기업의 잇따른 상장으로 지난 3년 동안 건실하게 부를 축적해나갔다. 특히 홍콩에 상장된 농푸산취안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중산산 자산의 90%를 차지했다.

〈2023 후룬 부자 목록〉 1위를 차지한 농푸산취안(農夫山泉)의 중산산(鐘鐘). IC photo

〈2023 후룬 부자 목록〉 1위를 차지한 농푸산취안(農夫山泉)의 중산산(鐘鐘). IC photo

중국의 국민 메신저 앱, 위챗을 만든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과, 핀둬둬의 ‘황정(黃崢)’회장이 각각 386억 달러, 372억 달러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마화텅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90억 달러(30%) 증가한 386억 달러(약 51조 5천억 원)에 이르렀고, 2020년 이후 세 계단 상승해 2위로 복귀했다. 이는 온라인 게임 사업 성장과 함께 각종 주식을 매각한 데서 기인했다. 지난해 11월 텐센트는 메이퇀(美團) 지분 17% 중 15.5%을 대거 처분함과 동시에 부동산 중개 업체 KE홀딩스, 승차호출업체 디디추싱 등의 주식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과 신사업 진출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43세의 핀둬둬 회장 황정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138억 달러(59%) 이상 늘며 올해 목록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인으로 등극했다. 핀둬둬의 해외 버전인 ‘테무(Temu)’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덕이다. 테무는 지난 2022년 9월 처음 출시된 온라인 쇼핑 앱이다. 출시 단 5개월 만에 아마존과 쇼피파이는 물론, 쉬인(Shein)까지 제치고 미국 쇼핑 앱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테무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황정 CEO는 372억 달러(약 50조 원)의 부를 기록하게 된다.

사진 테무 공식 홈페이지

사진 테무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3위였던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의 쩡위친(曾毓群)회장은 배터리 매출에 힘입어 자산이 9% 증가한 344억 달러에 달함에도 불구, 한 계단 하락해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2위였던 바이트댄스의 창업주 장이밍(張一鳴)은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으로 약 20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5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40세 이하 자수성가자 중에선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자산 337억 달러)

6~8위는 중국 최초 포털 사이트 넷이즈의 창업자 딩레이(丁磊), 95세의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과 그의 장남 리저쥐(李澤鉅), 허샹젠(何享健) 메이디(美的)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9위는 지리 자동차 창업자인 리슈푸(李書福) 회장이다. EV 제조업체인 지커(Zeekr)와 폴스타(Polarstar)에 대한 투자에 힘입어 자산은 총 41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30% 증가했다. 홍콩에 상장한 지리 자동차는 지난해 46%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다른 핵심 사업인 볼보 자동차도 강한 성장을 보였다.

마윈은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6% 추가 감소한 234억 달러의 재산을 기록하며 10위까지 떨어졌다. 2020년 588억 달러로 재산 1위를 차지한 이후 350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월 마윈의 앤트그룹 보유 지분 가치가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앤트그룹이 당초 구상대로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면 일러도 2025년 초에야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후룬연구소

그래픽 후룬연구소

왕젠린 가문의 재산 감소, 왜?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부의 증가가 크게 발생한 산업은 온라인 게임, 반도체, 소프트웨어 서비스, 특히 네트워크 보안, 식품 및 음료, 특히 음료 및 요식업이다. 반면 크게 감소한 산업은 부동산과 태양광 산업, 철강 산업이다.

부채 부담이 높은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는 계속해서 신용 경색을 겪고 있으며, 태양광은 과도한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 특히 부동산 산업의 침체는 기업가들에게 큰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기업가의 비율도 2013년 23%, 2018년 15%, 올해 9%로 감소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완다 그룹 왕젠린(王健林) 가문은 재산이 73억 달러 이상 감소하는 등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채무불이행 사태로 중국 부동산 위기를 부채질한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전년도에 지급된 배당금을 기준으로 여전히 목록에 올랐지만(27억 5천만 달러), 거의 파산 직전으로 알려졌다.

주택 판매가 줄며 가구와 가전 등 관련 재화 소비도 함께 위축됐다. 지난해 200억 위안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가구업체 홍싱메이카이롱(紅星美凱龍)은 올해 목록에서 제외됐다.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둔화로 인해 억만장자 리스트는 지난해보다 4% 줄었고, 2년 전 최고치보다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룬 중국 부자 목록에 오른 개인의 수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25년 만에 두 번째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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