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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현희 재혼 상대 사기 전과…피해男 "사귀자며 가스라이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가 재혼 상대라고 밝힌 ‘재벌 3세 사업가’ 전청조(27)씨가 과거 사기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현희 재혼 소식이 전해진 뒤 전씨가 여자라는 주장, 사기와 연루됐다는 의혹, 미국이 아닌 인천 출생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퍼진 상황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실제 중앙일보가 입수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사기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3개월,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각 사건에서 전씨는 다수의 피해자에게 남성 또는 여성으로 행세하며 접근해 돈을 받아내고 제대로 갚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전씨는 십수명의 피해자에게 모 호텔 카지노 회장의 혼외자라고 신분을 속이거나, 자신과 결혼하자고 하며 각각 수백~수천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았다.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가 지난 2018년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모습. 중앙포토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가 지난 2018년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모습. 중앙포토

25일 자신을 전씨 사건의 피해자라고 소개한 남성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20년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씨를 처음 만났다가 3개월여 만에 헤어졌다”며 “내 계좌에 빌려줄 돈을 넣어두고, 그 계좌를 통째로 전씨에게 빌려줬는데 점점 요구하는 돈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만날 때 전씨가 고급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의 차였다”며 “거짓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술술 해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전씨는 ‘내가 잠깐 신용 불량 상태다’라며 돈을 요구했다”며 “전씨가 계속 자신에게 돈을 줘야 한다며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말했다. 한참 뒤 수상함을 느낀 A씨가 계좌 비밀번호 등을 바꾸자 전씨의 태도가 변했다고 했다.

“호텔 카지노 회장 혼외자”라며 접근

A씨 외에도 판결문에는 전씨로 인한 피해 사례가 다수 등장한다.

이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제주시에서 만난 한 피해자에 “내 처의 친오빠가 서울에서 물 관련 사업을 한다. 300만원을 투자하면 6개월 후에 수익을 내서 50억원을 주겠다”며 돈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고, 받은 돈은 자신의 빚을 갚고 생활비로 쓸 계획이었다. 아울러 법원은 “당시 피고인은 여성으로 처의 친오빠가 없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같은 해 서귀포시에서도 다른 피해자에 남자로 행세하면서 “나는 모 호텔 카지노 회장의 혼외자이고, 카지노에 복귀할 예정이다. 복귀하면 너를 비서로 고용하겠다”며 취업 명목으로 7000만원 이상을 받았다. 조사 결과 전씨는 카지노 회장의 혼외자가 아니었다.

혼인을 빙자한 사기 내용도 여럿 있었다. 2020년 한 피해자에게는 “나랑 결혼하자. 함께 살 집에 가구가 필요하다. 카드를 주면 사용하고 갚겠다”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 부친 명의의 카드를 받아 1000만원 이상을 사용하고 3000만원 이상을 빌렸다.

판결문 “전씨는 여성” 적시

과거 2015년에는 또 다른 피해자에게 결혼할 것처럼 하며 “예식장 비용 등과 같은 결혼 자금을 모두 나한테 주면 알아서 예약하고 식당도 알아보겠다”고 해서 약 5900만원을 받아낸 적도 있다. 이후 피해자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피해자를 깨물어 다치게 해서 상해 혐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수의 피해자를 기망해 총 3억에 가까운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죄가 무겁다”며 “대부분 피해자에 피해를 변제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당 항소심에서 그는 원심보다 무거운 2년 3개월형을 받았다.

앞선 여성조선 인터뷰에서 전씨는 ‘다수의 경영 경험과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인물’, ‘재벌가 3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전직 임원’으로 소개됐다. 전씨는 직접 자신에 대해 “상위 1% 아이들로 구성된 예체능 심리학 예절 교육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남현희는 “(전씨가) 펜싱 관련 사업을 하고 싶은데 같이 할 마음이 있느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현재 두 사람은 ‘펜싱 아카데미’를 함께 하고 있으며, 교육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남현희는 스포츠조선 인터뷰에서 “향후 함께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전 대표님 소유의 빌딩 2개 층을 활용해, 한 층은 남현희펜싱아카데미로, 한 층은 인터내셔널 펜싱 아카데미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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