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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여성「홀로서기 모임」 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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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독신여성들의 수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모임을 통해 친목과 권익 보호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경제기획원 조사 통계국이 85년 인구주택센서스 결과를 토대로 산출해낸 90년 인구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세대수는 1천1백20만 가구. 이중 여성세대주는 20·1%인 2백25만1천2백 세대다.
여성세대주 가운데에는 사별로 인한 여성세대주가 52·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미혼여성 세대주도20·7%로 46만5천여 세대가 되고 있으며 이혼으로 인한 여성세대주도 4·3%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혼자만 사는 단독세대의 비율은 60년 2·3%에서 70년3·7%, 80년4·8%, 85년6·9%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90년에는 11·7%로 추정돼 80년대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독신여성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독신여성끼리 모임을 갖고, 토론회도 벌이고, 단체연수도 떠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독신여성들의 자조집단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84년 결성된 「기러기 모임」. 84년 가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교육원이 남편과 사별한 이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기러기교실에 참가했던 수강생들이 수료 후 기러기 모임을 결성, 매월 한차례 모임을 갖고 친목을 도모키로 했던 것.
이후 서울 YMCA의 「결혼과 일」을 주제로 한 결혼강좌에 참가했던 사무직 여성들이 87년4월 「홀로 다같이」라는 모임을 결성했으며 88년12월에는 한국 이혼자 클럽이 발족됐다. 또 오는 l5일에는 만20세 이상 여성 가운데 고졸이상 학력자로 미혼이거나, 결혼경험이 있어도 입회당시 배우자가 없는 이들로 결성된 본격적인 독신여성클럽 「한국여성 한마음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발족한다.
모임이 늘어나면서 당초친목에 머물렀던 단체활동도 변화를 가져와 자립기반을 위한 기능교육·자녀들의 심리상담(한국 이혼자클럽)도 하는가하면 회사내의 불평등한 제도와 관습을 시정하는데 지략을 모으기도 한다(홀로 다같이).
89년12윌 여성신문 교육문화원이 마련한 「독신여성을 위한 강좌」의 수강생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성 한마음회는 앞으로 매월 한차례 정치·정제·사회 전반에 걸쳐 관심이 되고 있는 주제를 선정해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하며 3개월에 한번씩 회원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해 연수회도열 계획. 이 회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애순씨(49·럭키항공여행사 상임이사)는『회원가운데 취업을 희망하거나 전직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취업정보와 직장을 추천해주는 일, 공동구매장과 신용조합을 운영해 회원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한편 수익금으로 소녀가장과 결연하고 돕는 일, 여성 단독세대의 경우 아파트청약 우선 순위가 뒤로 밀러 아파트분양에 당첨되기 어려운 것 등 독신여성에게 불합리한 제도 개선추진 등을 주요사업으로 삼고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독신여성들은 줄잡아 7백여명. 20대와 50대 여성들도 있지만 30∼40대가주류를 이루고있다.
김애순씨는 『약1년간의 준비모임을 통해 회원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독신선배나 동년배를 보면서 결혼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갖게됐다』고 말하고 서로 외로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자조집단의 가장 큰 효과인 것으로 분석했다. <홍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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