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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또 앨리슨 리 꺾고 우승...BMW 챔피언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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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지가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민지가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2012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레이크 머시드 골프장에서 벌어진 US 걸스 아마추어 챔피언십. 4강에 오른 선수는 리디아 고와 이민지, 에리야 주타누깐, 앨리슨 리였다. 주타누깐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 교포였다.

이들은 이후 세계 여자 골프의 주역으로 성장한 황금세대다. 당시 4강 네 명은 21일까지 메이저 6승 포함 LPGA 투어 40승을 합작했다. 리디아 고와 주타누깐은 세계랭킹 1위, 올해의 선수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그중 앨리슨 리는 예외였다. 아직 LPGA 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2년 대회에서 앨리슨 리는 리디아 고를, 이민지는 주타누깐을 각각 4강전에서 꺾고 결승에서 만났다. 36홀로 치른 결승에서 앨리슨 리가 앞서나갔다. 첫 홀 10m가 넘는 버디 퍼트를 떨궜고 이후에도 계속 리드를 이어갔다.

앨리슨 리는 6개 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앞서 사실상 승리한 듯했다. 그러나 우승을 앞두고 퍼터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 패했다.

앨리슨 리는 AJGA에서 6승을 하는 등 미국 주니어 여자 골프계의 최강자였다. 격년으로 열리는 주니어 솔하임컵에 3번이나 선발됐다. 그러나 리디아 고, 주타누깐, 이민지라는 천재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빛을 보지 못했다.

앨리슨 리는 2015년 LPGA 투어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Q스쿨에서 이민지와 공동 수석을 했다. 이후 두 선수의 길은 달랐다. 2015년 초반부터 우승했다. 앨리슨 리는 LPGA 투어에서 출전권을 잃었다. 골프를 포기한다는 얘기도 들렸다. 앨리슨 리는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출전권을 되찾았고 올해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그리고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듯했다. 앨리슨 리는 경기 파주 서원힐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첫날 9언더파를 몰아쳤고 강풍이 부는 2라운드에서도 이븐파로 버텼다. 22일 최종라운드를 선두 이민지 한 타 뒤에서 시작했다.

이민지는 두 홀을 남기고 앨리슨 리에 두 타 차로 앞섰다. 두 선수 모두 짧은 파 4인 17번 홀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렸다. 앨리슨 리는 버디를 잡았지만, 이민지는 3퍼트를 했다. 앨리슨 리는 마지막 홀 버디를 잡아 합계 16언더파로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다. 2012년 앨리슨 리가 이민지에 당한 대역전극을 갚을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앨리슨 리. AP=연합뉴스

앨리슨 리. AP=연합뉴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또다시 이민지의 편이었다. 18번 홀에서 치른 연장전, 앨리슨 리는 티샷을 평소만큼 멀리 치지 못했다. 장기인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핀 옆에 꽂았지만 공은 3m 정도 굴러갔다. 이민지는 홀 1m 옆에 붙였다. 앨리슨 리는 넣지 못했고 이민지는 넣었다.

이민지는 메이저 2승 포함 10승을 했다. 부모의 나라에서 첫 우승이다. 집안은 겹경사다. 이민지의 동생인 이민우는 지난주 아시안투어 마카오 오픈에서 우승했다.

 앨리슨 리는 LPGA 투어에서 아직 우승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신지애와 이정은6이 12언더파 공동 5위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중3인 아마추어 박서진이 10언더파 공동 13위다.
박성현은 최종라운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9언더파 공동 16위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슬럼프에 빠진 박성현이 LPGA 투어 대회에서 20위 안에 든 건 지난해 6월 숍라이트 클래식 공동 15위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66타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포틀랜드 클래식 2라운드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저타다.

박성현은 이 대회가 올해 마지막이다. 성적이 좋지 않아 아시안 스윙과 CME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하지 못한다. 이 대회도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지 못해 초청 선수로 참가했다. 올해 공동 39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박성현은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내년 우승할 수 있다. 자신감을 얻었는데 시즌이 끝나 아쉽지만, 이 느낌을 내년 시즌까지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은 또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지난 3∼4년을 계속 준비했는데, 그게 이제야 조금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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