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고 병든 자본주의" 러 외교장관 방북날 미·일 비판 쏟아낸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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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와의 외교장관회담이 진행된 지난 19일 미국과 일본의 동향을 지적하는 내용의 보도를 일제히 쏟아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패륜패덕의 난무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을 "극단적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약육강식의 법칙이 작용하는 자본주의 사회"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19일은 18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최선희 외무상과 외무장관 회담을 가진 날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날인 18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공항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맞이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날인 18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공항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맞이했다. 뉴스1

신문은 "한 학교, 한 교실에서 공부하면서도 총으로 쏘아죽이고 칼부림을 하는 판"이라며 "미국에서는 시체에서 장기와 뼈 등을 떼어내 팔아먹는 범죄행위들도 감행되고 있다"고 총기사고 및 불법 장기매매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서도 약육강식의 희생물이 되어야 하고 죽어서도 범죄자들의 돈벌이 수단이 돼 육신을 난도질당해야 하는 이것이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의 추악한 면모"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돈벌이에 환장이 된 영화 제작업체들과 컴퓨터오락 제작업체들은 승벽내기(경쟁적으로)로 폭력적인 영화와 오락을 만들어 팔아먹고 있다"라며 "자료에 의한 미국에선 어린이가 18살이 될 때까지 TV와 인터넷을 통해 약 20만건의 폭력장면을 보게 된다고 한다. 그중 1만6000건이 살인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신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6일 660여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한다는 내용이 담긴 '집단 해고사태'와 미국 노숙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4장을 별도의 설명 없이 게재한 '미국의 집 없는 사람들'이라는 기사를 실기도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을 향한 적대적 기사들도 눈에 띄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종국적 파멸에로줄달음치는 일본'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기시다 일본 총리 등을 향해 "과거 범죄에 대한 죄의식은커녕 사회 전반에 재침 열기를 고취해 궁극적으로 전쟁마차를가동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미국, 괴뢰들과의 3각 군사공조에적극 가담하는 등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보다 깊숙이 개입하려고 획책하고 있다"라며 "침략과 전쟁으로 다른 나라와 민족들을 지배하며 번영하려는 강도적 야망을 추구하는 일본이 가닿게 될 종착점은 완전한 파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일 나온 북한의 '미·일' 겨냥 보도는 북러 밀착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 평양을 찾아 최 외무상과 만나고 김 총비서와도 1시간가량 접견하며 '각별한 사이'를 과시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7월 북한의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계기로 군사협력 논의를 진행한 뒤 9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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