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건 아니다…스포츠맨십 돋보인 손흥민

17일 경기가 끝난 뒤 베트남 선수들과 악수하는 손흥민(가운데). 그는 주심이 베트남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자 “고의가 아니었다”며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이 17일 열린 베트남과의 A매치에서 아시아 최고 스타다운 품격을 선보였다. 상대 팀 베트남도 손흥민의 스포츠맨십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베트남의 A매치(한국 6-0승)가 끝난 뒤 “손흥민이 경기 중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면서 “(베트남 미드필더) 부이 호앙 비엣 안이 자신에게 파울을 범해 레드카드를 받은 직후 주심에게 ‘퇴장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부이 호앙 비엣 안이) 고의로 파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상대 선수를 감쌌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한국의 4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25분 황희찬(울버햄프턴)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상대 위험지역에서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런데 골을 넣은 직후 상대 선수가 퇴장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손흥민이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미드필더 부이 호앙 비엣 안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파울이 없었다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낼 것으로 판단한 주심은 부이 호앙 비엣 안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판정 직후 손흥민은 주심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이 상황에 대해 베트남 매체 VTC뉴스는 “손흥민이 주심에게 다가가 부이 호앙 비엣 안의 퇴장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손흥민의 스포츠맨십에 베트남 선수들도 뜨겁게 호응했다. 경기 종료 후 베트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손흥민에게 몰려가 사인을 받았다. 손흥민에게 머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네는 선수도 있었다.

손흥민은 “(베트남전) 출전 여부를 고민했지만, 한국에 건너와 팬 여러분 앞에서 경기를 뛰지 않는다는 게 용납되지 않았다”면서 “감독님께 ‘경기에 뛰겠다’고 내가 먼저 말씀드렸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