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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아파트 꼼수 측정 막는다…오피스텔·빌라도 측정 검토

중앙일보

입력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노웅래 의원실 제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노웅래 의원실 제

정부가 신축 아파트의 라돈 농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몰래 환기를 하는 등의 꼼수를 막기 위해 측정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에 제출한 ‘라돈 관련 후속조치 사항’에서 라돈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공정시험기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라돈은 국제보건기구(이하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자연 방사성 물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우선 아파트 단지당 최대 측정세대 수를 현재 12세대에서 20세대로 늘리기로 했다. 또 측정 조건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계열 데이터를 포함한 측정 원자료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행 기준에 따라 실내 라돈 농도를 측정할 때에는 48시간은 공간을 밀폐해 측정한 뒤 이후 24시간은 환기 설비를 가동하며 측정해야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라돈 농도를 최종 수치(평균값)만 보는 게 아니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내년 초부터 개정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도 라돈 측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실내공기질 측정 시 입주 예정자의 입회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내년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라돈 측정 부실 의혹…최대 4배 방출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하는 모습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하는 모습

정부가 라돈 측정 기준을 강화하는 건 건설사가 라돈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환경부에 보고한 자료를 분석해 보니 일부 가구에서 환기할 때보다 밀폐된 상태일 때 오히려 라돈이 더 적게 검출되는 등 신뢰하기 어려운 수치들이 발견됐다. 노 의원실이 수도권 2개 아파트 단지에서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건설사 측정치보다 2~4배 높은 라돈이 방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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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라돈 측정 대상을 신축 아파트에서 빌라·오피스텔 등 다른 건축물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공동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은 주거용 건물의 실내 라돈 노출 수준을 평가하는 시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웅래 의원은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을 제대로 측정하고 관리해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라돈 검사 결과의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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