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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공포에 출렁인 유가·금융시장…추경호 "유류세 인하 연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무력 충돌의 확산 가능성이 부각되며 전쟁 초기 잠잠하던 국제 유가가 다시 출렁인 데 따른 여파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달러 당 원화가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91포인트(0.81%) 내린 2436.24로 마감했다. 달러 당 원화값은 3.7원 내린135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달러 당 원화가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91포인트(0.81%) 내린 2436.24로 마감했다. 달러 당 원화값은 3.7원 내린135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91포인트(0.81%) 떨어진 2436.24에, 코스닥지수는 12.24포인트(1.49%) 내려간 810.54에 거래를 마감했다. 양 지수 모두 2거래일 연속 내려갔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2.0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46%)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화값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3.7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353.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3일 전 거래일 대비 11.5원 떨어진 13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2거래일째 내림세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전쟁 확전 가능성이 커진 지난 주말부터 국제 유가가 5% 이상 치솟은 여파다. 전쟁 발발 초기에는 이스라엘이 산유국이 아닌 만큼 세계 원유 공급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전쟁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유가는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고, 금융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내의 대규모 작전을 예고하는 등 전쟁 상황이 악화하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며 “이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시장 불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한 시나리오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란이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5%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최고 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도 이란의 전쟁 참전 현실화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수 있고, 세계 물가는 내년 1.2%포인트 오른 6.7%에 달할 수 있다고 봤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 CBS에 “이란이 어떤 형태의 직접 개입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 확산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 강세는 더 확대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원화 가치가 최근 유가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번 주 내에 달러당 137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원화값은 지난 4일 종가 기준 연저점(1363.5원)을 기록했는데, 이른 시일 내에 경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 경제 동향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 경제 동향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10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천연가스 유가연동보조금을 연말까지 한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스라엘 전쟁 여파 관련 “상황에 따라 국제유가 급등과 이로 인한 실물경제 및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라며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24시간 금융·실물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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