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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증가 30만명대 회복했지만…청년·제조업 고용 '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제대군인 취업박람회를 찾은 참가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제대군인 취업박람회를 찾은 참가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석 달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다. 다만 청년·제조업 취업자 감소 등 불안 요인도 이어졌다. '성장 없는 고용'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69만8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0만9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 6월(33만3000명) 이후 3개월 만에 30만명대로 다시 올라섰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들어 30만~40만명 안팎을 유지하다 7~8월엔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 이후 3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였다.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9월 기준 최고치다. 실업률은 2.3%였다.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했다. 역시 1999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이 43만5000명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됐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취업자 증가는 주로 여성과 고령층이 이끌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35만4000명 늘며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30대(5만6000명), 50대(4만5000명)도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 취업자가 26만명 증가해 남성(4만9000명)보다 훨씬 많았다. 업종별로는 보건복지업·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었다. 건설업 취업자도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청년·제조업 고용엔 계속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만9000명 줄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정부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여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 고용률도 46.5%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0대 초반 고용률이 1년 새 0.7%포인트 떨어졌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만2000명 줄었다. 9개월째 감소세다. 지난 4월(-9만7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달엔 전자부품 제조 부문에서 감소 폭이 확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생산 감소와 수출 부진이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수출은 12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경제 전반의 3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 리스크도 큰 상황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건 지난해 증가 폭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조금 있다"며 "자동차·의료 등은 증가하는데 화학·전자부품·금속가공에선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고용 시장 호조가 이어지려면 제조업·서비스업 등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경제 통계는 좋지 않은데 고용만 유독 좋은 상황이라 이례적"이라며 "제조업 일자리는 자동화 등으로 꾸준히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 민간 기업 중심의 성장과 고용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좋은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면 파트타임·공공 일자리만 늘어나는 식으로 언제든 고용 시장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고용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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