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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법카 유용 의혹 이재명 불송치, 고의 부실수사면 감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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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수사팀이 고의로 부실 수사를 했다면 감찰 등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 전 지사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가 부실수사였던 것으로 드러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나온 반응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경기남부경찰청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 등을 검찰에 송치하면서도 이 전 지사를 불송치했다. 그러나 별도로 조사를 진행했던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달 10일 “전 도지사(이 전 지사)가 그 사실(김씨 등에 의한 법인카드 유용)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윤 청장은 사건과 관련한 모든 수사가 마무리된 뒤 경찰 수사팀의 부실 수사 여부에 대한 감찰 등을 진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2023년 10월 12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023년 10월 12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채 상병 사망 사건, 원점에서 수사할 것”

이날 국정감사에선 윤 청장이 지난 7월 19일 경북 예천군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사망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군에서 넘어오는 서류나 의견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이 관련 수사자료를 경찰에 넘기자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자료를 회수하고 해병대 수사단장 등을 집단항명 등의 혐의로 수사하는 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돌려달라 해서 경찰이 돌려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질책하자 나온 반응이었다.

2023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 앞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해병대 예비역 전국 연대 1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 앞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해병대 예비역 전국 연대 1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감사장에선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대응을 두고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했다. 우선 2015년 백남기 농민을 사망케 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벌금 1000만원을 확정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불법 시위에 정당하게 직무집행한 데 대해 판결이 잘못된 거 같다”고 하자 윤 청장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정당한 법 집행 경찰관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백남기 사건이 발생한 걸 부정하는 것인가”라는 취지로 반발했고, 결국 윤 청장은 ‘경찰의 과잉진압’ 사실을 인정했다.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잇단 이상동기범죄도 다뤄졌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상동기범죄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공권력 집행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윤 청장은 “(총기사용 등에 따른) 민·형사 소송, 징계 등의 책임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청장은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경찰관들이 떠안는 민·형사상 책임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또 이상동기범죄를 막기 위해 지난 8월 23일 의무경찰제를 다시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백지화한 것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고 일정 부분 성급했다”고 사과했다.

2023년 8월 6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경찰특공대원과 전술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잇단 이상동기범죄에 따른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나온 대책 중 하나다. 연합뉴스

2023년 8월 6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경찰특공대원과 전술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잇단 이상동기범죄에 따른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나온 대책 중 하나다. 연합뉴스

국정감사장에선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를 찾아 비번인 경찰관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연 것과 관련한 비판(이해식 민주당 의원)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윤 청장은 “비번자들이 정말 원하지 않았는데 동원됐겠나”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당당하게 물러날 용의가 있는가”라고 질의했는데, 윤 청장은 “앞으로 잘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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