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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2.4조…반도체 바닥 찍고 반등 신호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첫 조(兆)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력인 반도체에서 부진이 계속됐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저점 통과가 예상되는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11일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잠정)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7%, 77.9%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해선 각각 11.7%, 258.2% 상승했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삼성전자는 올 1,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402억원, 6685억원에 그친 바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조1344억원이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71% 올랐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선전’한 것으로 분석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불황)을 겪고 있는 DS(반도체)부문이 3조원대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대신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지난 8월 출시한 신형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폴드5 인기에 힘입어 3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해 수익을 상쇄한 것으로 본다.

특히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갤럭시 신제품과 최근 출시된 애플의 신형 아이폰15 시리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했다. 기술력과 수율(양품 비율)을 바탕으로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를 제치고 가장 많은 물량을 고객사에 공급하면서 2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낮은 대형 패널 생산라인의 과감한 축소, 중국 쑤저우 공장 매각 등 사업구조 재편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했던 반도체 적자 폭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영업적자는 그동안 4조5800억원(1분기)→4조3600억원(2분기)으로 크게 불어났으나 3분기에는 3조원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적극적 감산 효과에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는 등 업황 개선 신호가 나타나면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올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정상화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차세대·고부가 규격인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 위주로 메모리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데다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면서 반도체 적자 폭이 4분기 1조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스템LSI(설계)사업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 역시 업황이 살아난다면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년 2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다시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이르면 내년 안에 다시 10조원대 분기 영업이익 고지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에서 구글·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제치고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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