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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의지없다” 하마스 2년간 교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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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막후에는 2년간 치밀하게 설계한 교란 작전이 있었다고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가 밝혔다. 하마스가 대규모 군사작전을 철저히 숨기고,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계 등 경제가 중요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이스라엘이 방심한 틈을 타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9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청한 세 명의 이스라엘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하마스가 전례 없는 정보전으로 이스라엘에 싸울 의지가 없다는 인상을 줬고, 거기에 이스라엘이 속아 넘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에 기반을 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을 공격해도 하마스는 자제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이 같은 교란 작전에 안심할 때 하마스가 허를 찌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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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7일 기습 공격을 주도한 배후에는 알 카삼 여단 최고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58)가 있다는 게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의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데이프는 이번 ‘알아크사 폭풍 작전’을 선포하면서 육성 메시지를 통해 “더는 안 된다. 오늘 우리 인민은 그들의 혁명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1965년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데이프는 1980년대 후반 하마스에 합류했다. 2002년 이스라엘 공습으로 살라 셰하데가 사망하자 후임자로서 조직을 이끌었다. 2014년 이스라엘군 공습 때 아내와 생후 7개월 된 아들과 딸을 잃었다. 당시 “지옥의 문을 열고 이스라엘인들을 보내버리겠다”고 맹세했다고 한다.

데이프는 지금까지 암살 시도를 최소 7번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넘게 숨어 지냈으며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 생활 방식과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인해 ‘손님(the guest)’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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