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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황선홍호 ‘파리 정벌’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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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1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남자 축구대표팀. 정우영(아래줄 왼쪽에서 둘째)·이강인(왼쪽 다섯째) 등 해외파의 고른 활약과 황선홍 감독의 팔색조 전술에 힘입어 압도적인 전력으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 [연합뉴스]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1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남자 축구대표팀. 정우영(아래줄 왼쪽에서 둘째)·이강인(왼쪽 다섯째) 등 해외파의 고른 활약과 황선홍 감독의 팔색조 전술에 힘입어 압도적인 전력으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23일간의 여정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황선홍(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축구 결승에서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조영욱(24·김천 상무)의 연속 골에 힘입어 숙적 일본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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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사토 게인(브레멘), 마츠오카 다이키(그레미우), 마츠무라 유타(가시마 앤틀러스), 니시가와 준(사간 도스), 바바 하루야(콘사도레 삿포로) 등 독일·브라질과 일본 프로리그 출신 정예 멤버로 맞섰지만, 한 수 위 기량을 앞세운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은 아시안게임 최초로 축구 3연패를 달성했다.

황선홍호는 아시안게임 개막전까지만 해도 각종 악재에 고전했다. 지난해 6월 U-23 아시안컵 8강에서는 일본에 0-3으로 완패하면서 탈락했다. 지난 6월 중국과의 원정 평가전에서도 황선홍호는 0-1로 졌다.

팔색조 전술로 전승 우승을 달성한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팔색조 전술로 전승 우승을 달성한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엔 에이스 이강인(21·파리생제르맹)이 부상을 당한 데 이어 대표팀 합류가 늦어지면서 전술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지난 16일 항저우로 출국하며 “할 수 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의 각오”라고 밝혔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한국 대표팀은 “우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었다. ‘팔색조 전술’(로테이션 시스템)을 앞세워 7전 전승에 27득점 3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아시아 정상에 섰다.

이강인은 항저우에서 진정한 ‘골든보이’로 거듭났다. 이강인은 2019년 U-20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준우승에 그쳤다. 이강인은 “우승했으니 지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해 더욱 특별하다. 사실 병역은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회 전부터 질타를 많이 받았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믿어주시고, 선수들도 감독님을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우승을 확정한 뒤 금메달을 든 자축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그러자 PSG 전·현직 동료들의 축하 인사가 잇따랐다. PSG 동료이자 세계적인 수퍼스타 킬리안 음바페는 ‘박수 이모티콘’을 남기며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공격수 정우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8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올랐다. 정우영은 원래 ‘골잡이’가 아니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021~22시즌 5골, 2022~23시즌엔 1골(프라이부르크)에 그쳤다.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한 올 시즌엔 아직 골이 없다. 정우영은 “감독님과 동료들이 슈팅을 더 많이 때리라고 믿어준 덕분”이라며 마침 곁에 있던 황선홍 감독에게 장난스럽게 입술을 내밀어 뽀뽀하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킬러 본능이 살아난 덕분에) 독일에서 골을 더 많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곧바로 내년 파리올림픽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이게 끝이 아니고, 내일이면 또 (우승을) 갈망하게 될 것이다. 묵묵히 제 길을 가는 것이 저의 의무인 만큼 내일부터 다시 일하겠다”며 “축구가 세밀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원이 더 필요하다. 그 부분을 채워서 올림픽을 준비한다면 자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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