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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부결 당론 채택해 이탈표 단속…국힘 “사법공백 야기 사죄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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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호 03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안 표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안 때와 달랐던 점은 당론채택 여부다. 이 대표 체포안 표결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부결을 당부하면서도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겼다. 하지만 이번엔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이 후보자 임명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해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또한 지난달 표결 땐 이 대표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부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뒤집는 등 당내 역풍이 불었지만, 이번엔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누락 경위 등을 놓고 부적격 여론이 다수 형성됐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법조인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법관들 사이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상황에서 당시 체포안에 가결표를 던졌던 비명계 의원들이 또다시 대거 이탈하기는 어려웠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원내 관계자는 “체포안 가결사태 이후 ‘가결표 색출 논란’ 등 당의 종합적 상황을 검토해 원내대표가 ‘당론 부결’이란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 홍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대표의 첫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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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정부·여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부결 직후 “사법공백 야기시킨 민주당은 사죄하라”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법의 구제에 의지하는 국민의 절박함을 민주당은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법원장 부결의) 진짜 이유는 소위 말하는 사법부 길들이기나 범죄 혐의자에 대한 방탄 같은 민주당의 정치 역학적인, 전략적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불통 인사가 자초한 결과”라며 “윤 대통령은 사법부 수장의 품격에 걸맞은 인물을 발탁하라는 입법부 평가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놓고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전날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김 후보자를 향해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사퇴하든지”라고 하자 이에 격앙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 후보자가 동반 퇴장하며 파행했다. 민주당은 “드라마틱하게 청문회를 ‘엑시트’(exit)한 사상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막무가내로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만 이뤄진 민주당의 폭거”라며 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를 이어가려 했지만,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청문회는 어제 끝난 것”이라며 응하지 않아 정회했다.

이날 본회의 마지막 안건으로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진상규명 특검법도 찬성 182표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건은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179명)의 찬성이다. 당내에선 조만간 이 대표의 당무 복귀와 맞물려 “갈수록 당이 강경 기조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자 낙마 사태에 이어 신원식·유인촌·김행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내년도 예산안 등으로 여야가 정기국회 내내 충돌하며 내년 총선까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거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날 본회의에선 ▶보호출산제법(위기 임신 및 보호 출산 지원 특별법안) ▶머그샷법(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안) ▶정순신 방지법(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법 개정안)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보험업법 개정안) 등 민생 법안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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