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대표 "정진상 안아보게 해달라" 법정서 끌어안고 악수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859호 04면

이재명 대표 첫 재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중앙지 법 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사건의 첫 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이날 법원 출석은 구속영장 기각 후 첫 외부 일정이다. [뉴스1]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중앙지 법 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사건의 첫 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이날 법원 출석은 구속영장 기각 후 첫 외부 일정이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대한 첫 재판이 6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김동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부패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1차 사건)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3월 검찰이 기소한 지 7개월 만에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당초 첫 공판은 지난달 1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 대표의 단식으로 미뤄지다 이날 열렸다. 이 대표의 법원 출석은 이 대표가 받는 또다른 혐의인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검사 사칭 위증교사 의혹’(2차 사건)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지난달 27일 기각된 뒤 처음이다.

재판 시작 직후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대사에 상당한 문제가 있고 근육이 많이 소실돼 앉아있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며 “지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8~9시간을 법정에 앉아있어 굉장히 큰 후유증이 남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건강 상태에 따라 유동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4일 이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요구한 재판 연기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판결에 1~2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짧게라도 첫 공판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대표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의 20만쪽에 달하는 증거 제출과 350명 참고인 조사 기록을 봐도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정치인을 말살 내지 무력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공소제기로,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당초 검찰은 대장동 의혹 2시간 등 도합 4시간짜리 모두진술 프레젠테이션(PT)을 준비한 상태였다. 검찰은 재판부와 협의에 따라 가장 짧은 30분짜리 위례 의혹부터 진술을 시작했다. 그러나 검찰이 설명할 동안 이 대표가 도중에 생수를 건네받거나 눈을 감은 채 힘들어하는 모습을 반복했고, 재판부는 결국 나머지 진술을 다음 재판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날 재판은 1시간20여분 만에 종료됐다.

그간 증인신문 외에는 재판에서 별도 발언을 하지 않던 이 대표는 이날 유례없이 발언 기회를 얻어 재판 말미에 7분간 말을 이었다. 이 대표는 “민간 사업자였던 사람들은 제가 혐오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세력들이고, 이들이 성남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게 저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원하는 바를 단 한 개도 들어준 바가 없다”며 “(검찰의 주장이) 상식적인 입장에서 말이 되는 소리냐”고 혐의를 직접 부인했다.

위례 신도시 의혹에 대해서는 “녹취록을 보면 제가 그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자기들끼리 스스로 이야기를 한다”며 “검찰이 그런 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데 제가 무슨 유착을 했다는 건지 피고인 입장을 떠나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저에 대한 수사에 몇 년째 검사 수십명이 투입돼 수백번씩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도, 앞으로도, 제가 살아있는 한 (수사를) 계속하지 않겠나”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한 번 안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정 전 실장의) 보석 조건 때문에 제가 전혀 접촉할 수 없다”며 “대화는 하지 않을 테니 신체 접촉을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허락하자, 이 대표는 재판이 끝난 후 정 전 실장의 등을 두드려주고 끌어안은 뒤 악수했다.

이후 병원으로 향했던 이 대표는 오후 5시30분쯤 입원 18일 만에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투표에 가결표를 보태기 위해서다. 단식 여파로 녹색병원에 입원한 이후 국회 출석은 처음이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어서 수리 중인 전용 차량 대신 흰색 카니발 택시로 이동한 이 대표는 ‘입원 중 갑자기 표결 참석한 이유’, ‘당무 복귀’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지팡이를 짚고 걸음을 옮겼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게 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 통과를 위한 재적의원 5분의 3인 179명 확보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단식을 끝내고 병원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가 추석 연휴 기간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는 친명계 원외 인사를 잇달아 만나 ‘수박 감별’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장을 지낼 당시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장을 지낸 진석범 당 대표 특보,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을 변호중인 김기표 변호사 등이다. 내년 총선에 진 특보가 출마 예정인 경기 화성을은 이원욱 의원, 김 변호사가 도전하는 경기 부천을은 설훈 의원의 지역구다. 당내에선 이들을 포함한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 당도 감별’ 명단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친명계 인사를 만나자 “당무에 복귀한 뒤 물갈이를 통해 친명체제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신호탄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선 진화에 나서고 있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을 패배의 길로,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끌었던 시초가 바로 ‘진박감별사’였다”며 “민주당이 그 길을 똑같이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도를 지나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가 함께 가야 선거에 이기지, 나누고 배제하고 분열하고 편가르기 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