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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촌,담당검사 살해 위협/조사과정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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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폭사시키려 다이너마이트 조작법 배워”
수감 조직폭력배 검사 협박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11일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41)가 지난 5월 구속될때 자신을 검거했던 서울지검 강력부 Y검사에게 직접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했으며 5일에는 다시 자신의 누나·부인을 Y검사에게 보내 협박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또 김씨의 가택 수색에서 발견된 김씨 자필의 메모쪽지가 대학노트 두장에 한장은 앞뒤에 가득 적은 것으로 미뤄 김씨가 차분히 정리한뒤 이를 ▲가족면회 ▲변호사 접견 ▲교도소 직원 등을 통해 바깥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메모유출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5월19일 검거된뒤 Y검사의 조사과정에서 『지난해 12월부터 나를 내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양재(35·구속·서방파 행동대장)·형감(42·수배·군산파 두목) 등과 함께 당신을 죽이기로 결정했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이 결정에 따라 권총을 구하도록 부하들에게 지시했으며 폭사시키기 위해 다이너마이트 조작법까지 배워뒀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씨의 누나·부인은 부산지검으로 C검사를 찾아가 협박한 다음날인 4일 Y검사를 찾아가 『김씨가 더 늦기전에 Y검사를 만나고 싶어한다. 김씨가 최근 기억력은 전보다 훨씬 좋아졌으나 자제력을 잃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겠다』고 「협박성」 통고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의 말중 「더 늦기전에」 「기억력은 좋아졌으나 자제력을 잃었다」는 부분이 김씨가 과거 비호세력과의 유착관계를 폭로하거나 검찰의 약점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김씨에게 납치돼 일본 야쿠자로부터 받을 5억2천만원짜리 지불각서를 빼앗긴뒤 오히려 김씨 집에 숨어지내다 구속된 엘리뜨그룹 회장 정성모씨(52)는 곧 열릴 첫 공판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아직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은채 변호사인 민자당 L의원이 관여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압수된 메모지에서 자신이 C씨의 부탁을 받고 이혼을 강요했던 전 탤런트 나모씨(30),호텔 빠찐꼬 경영권 13억원어치를 강탈 당했던 제주 KAL호텔 빠진꼬 관계자 등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면담을 통해 『억울한 일이 없도록 진술해 달라』 『빠찐꼬 경영권을 강탈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부탁 또는 협박토록 지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 비밀 편지가 김씨 집에서 발견된 직후인 지난달 29일 김씨의 부인(35)이 김씨와의 면회 등을 통해 미검거된 서방파 조직원들과 김씨와의 연락을 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검찰청사로 연행,『밖에 있는 조직원들을 만나지 말라』는 경고를 한뒤 돌려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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