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몰래 송민규 때려놓고…우즈벡 감독 "韓 유리한 판정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의 티무르 카파제 감독. 신화=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에서 한국에 패배한 우즈베키스탄의 티무르 카파제 감독이 한국에 유리했다면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했다.

카파제 감독은 4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을 마치고 "우리도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며 골을 뽑아냈으나 한국을 상대로 매우 어려운 경기를 했고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남은 경기(동메달 결정전)를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와 항의에 대해 언급했다. "선수들에게 감정 표현을 좀 줄이라고는 하고 있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선을 그어야 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카파제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쓰러지면서 시간을 끌려고 한 부분도 있었다. 심판이 한국에 유리하게 판정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강한 상대였다는 사실까지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한국은 정말 뛰어난 팀이다. 전술이나 조합에서 크게 우세했다"면서 "우리는 아직 어린 팀이라 강한 팀을 상대로 경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이 경험에서도 앞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오늘 경기는 지나갔고, 새로운 경기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며 "오늘 실수가 잦았던 만큼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겠다. 다음 경기는 철저히 준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한국의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게 두 골을 내주고 1-2로 패했다. 오는 7일 홍콩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다.

선수 시절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뛴 경험이 있는 카파제 감독은 29년 만에 우즈베키스탄을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에 올려놨으나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반전부터 이강인에 팔꿈치를 쓰는 등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엄원상은 후반 17분 이브로킴칼릴 율도셰프의 백태클에 걸려 크게 넘어져 부상을 입고 안재준과 교체됐다.

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베키스탄 부리예프가 조영욱에게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은 뒤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 27분에는 압두라우프 부리예프가 패스를 받아 침투하는 조영욱에 무모한 태클을 걸어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 과정에서 알리베크 다브로노프가 심판이 다른 곳을 보는 사이 주먹으로 송민규의 등을 한차례 때리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부리예프의 퇴장으로 1-2로 끌려다니던 우즈베키스탄은 경기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패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