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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취임 후 첫 의총서 “윤 정부 독주 막겠다” 강경 기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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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여섯째)와 신임 원내대표단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여섯째)와 신임 원내대표단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법원장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있어야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며, 국회 가결 없이는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없다. 6일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168석 민주당의 찬반 입장에 따라 임명 여부가 갈린다.

민주당의 찬반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으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질지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 내렸다. 비공개회의에서 “인사 투표는 원래 자유투표다” “당론으로 정하면 민주당 전체의 선택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론은 결정하지 못했지만, 민주당 내 여론은 이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용진 간사를 포함한 민주당 소속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각 의원실에 친전을 보내 ▶부도덕한 개인과 가족의 비위 의혹 ▶가족회사를 이용한 불투명한 재산 형성 ▶시대에 뒤떨어진 성인지 감수성 등 9가지로 열거하며 “간곡하고도 단호히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지금 정부·여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조차 없다. 야당 대표와는 대화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며 “그래놓고 ‘가결해 달라’고 말하는 건 양심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본회의 직전 (부결)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전날부터 이틀간 야당 의원실마다 60여 쪽 분량의 설명자료를 전달하고 간부들이 일일이 야당 의원을 찾아 가결을 호소하는 ‘읍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기류를 “절대적 의석수를 무기로 한 힘자랑”이라며 “헌정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민주당이 말하는 민생인가”라고 지적했다. 6일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래 첫 대법원장 낙마 사례가 된다.

취임 후 처음 의총을 주재한 홍 원내대표는 “추석 민심을 요약하면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 독주에 국민이 확실히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국정조사) 패스트트랙을 6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새 원내지도부 출범 뒤 정부·여당을 겨냥한 강경 기조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의총에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관련 여진도 이어졌다. 비공개회의에선 지난달 21일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2선 후퇴’를 제안했다는 의혹을 두고 자유토론이 있었다. 의혹을 제기한 김정호 의원은 “각각 대상에 확인하지 않고 말했다”며 사과했고, 김영진 당 대표 정무실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일주일째 녹색병원에서 입원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리해서 친명·비명 한쪽에 힘을 실어주기는 어렵다”며 “대표는 당 내부 사정에는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강성 지지자를) 자중시켜야 하는데,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안 보인다. 오히려 즐기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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