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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관둬라" 친명도 자르라는 '원외 친명'…이재명 선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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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쨰), 이해식 사무부총장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쨰), 이해식 사무부총장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구속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이 스스로 물러나고 임명직 당직자도 대거 사의를 표명하면서, 지도부 개편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건강이 많이 회복된 상태”라며 “아직 정확한 복귀 시점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부터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통상 회복에는 단식 기간보다 1.5배가량 시일이 소요되지만,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이 대표가 복귀할 거란 전망이 많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일(6~7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외압 특검법’의 패스트트랙 지정, 국정감사 등 민감한 국회 현안도 산적해 있다. 오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첫 재판이 열리는 점도 조기 복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 가장 먼저 매듭지어야 할 사안은 지도부 인사다. 지난달 19일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조정식 사무총장 등 정무직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했으나, 이 대표는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해서 매듭지어야 하는 문제”라고 전했다. 송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도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비명계 인사를 중용한 ‘탕평 인사’에도 내부 갈등이 계속된 만큼, 이번엔 이 대표와 결이 맞는 분이 임명될 것”(수도권 초선)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정청래 최고위원(사진 왼쪽)이 어두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해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정청래 최고위원(사진 왼쪽)이 어두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해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도한 당내 비명계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도 관심이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추석 연휴 기간 페이스북에 “사람 쉽게 안 변한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라거나 “(영장 발부 시) 이재명 사퇴를 꿈꿨을 가결파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라고 적으며, 찬성 의원을 연일 압박했다. 친명계 서은숙 최고위원도 1일 페이스북에 “가결표 색출은 반대한다”라면서도 “당대표가 구속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상민·설훈 등 비명계 5인의 출당 징계를 요구해 온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 혁신회의’는 한발 더 나아가 친명 중진(5선) 조정식 사무총장의 사퇴와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요구했다. 이들은 전날(1일) 성명서를 통해 “조 총장은 이번 사태의 큰 책임이 있다”며 “책임은 사의를 표하는 제스처가 아니라 실제 물러남으로써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당분간 비명계 배제보다 당내 화합에 초점을 맞출 거란 전망도 적지 않다.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로 평가되는 10·11 보궐선거에서 확고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야말로, 이 대표 입장에서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많은 만큼, 이를 고려해 향후 일정과 메시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의 한 중진 의원도 “이 대표는 작은 계파 수장이 아니라, 국민을 보는 큰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며 “결국 통합과 민생이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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