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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쓸모없는 항저우...'이것'만 있으면 다 된다...아시안게임 공용화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항저우 아시안게임 MCC 내 한 데스크에 배치된 '알리페이로 결제하세요'라고 적힌 홍보 문구. 피주영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MCC 내 한 데스크에 배치된 '알리페이로 결제하세요'라고 적힌 홍보 문구. 피주영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가 위치한 항저우 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 인근 음식점. 키오스크 앞에 선 자원봉사자 조우조우(24) 씨는 메뉴를 고른 뒤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화면을 몇 번 두드리니 QR 코드가 떴다. 화면을 키오스크에 인식시키니 주문이 됐다. 포장한 음식을 받은 그는 또 한 번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열었다. 또 화면을 몇 번 만지니, 이번엔 택시가 도착했다.

MMC 내 기념품점에는 알리페이 결제 홍보 문구가 곳곳에 붙었다. 뉴스1

MMC 내 기념품점에는 알리페이 결제 홍보 문구가 곳곳에 붙었다. 뉴스1

조우조우 씨가 접속한 건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전자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만든 온라인 결제 서비스다. 항저우에서는 알리페이만 있으면 현금이 필요 없다. 음식점, 카페, 마트 등 거의 모든 곳에서 결제할 수 있는 현금·신용카드 대체 수단이다. 알리페이는 택시 호출 서비스 '디디'와도 연동돼 호출과 결제가 한 번에 가능하다.

또 교통카드 없이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요금까지 쉽게 결제하고 탈 수 있다. 항저우엔 손을 들어 빈 택시를 잡아타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조우조우 씨는 "항저우에선 현금이 필요 없다. 이것 하나만 들고 다니면 모든 것이 다 된다"며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항저우는 중국 내에서도 '현금 없는 도시'로 유명하다. 실제로 항저우에선 신용카드는 물론 현금도 안 받는 상점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일부 시내 편의점에선 현금으로 계산할 수 있지만, 잔돈이 충분하지 않은 편의점일 경우 거스름돈을 주지 못하기도 한다.

그나마 각국 취재진을 상대하는 MMC 내에선 현금, 신용카드 모두 쓰인다. 알리페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후원사 계약을 맺고 '현금 없는 대회' 즉 '스마트 게임(Smart Game)'을 선언했다.

알리페이 홍보 문구가 적힌 쇼핑백을 멘 각국 취재진. 연합뉴스

알리페이 홍보 문구가 적힌 쇼핑백을 멘 각국 취재진. 연합뉴스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 입국장은 물론 경기장과 MMC 곳곳에선 중국어로 '알리페이로 결제하세요'라는 광고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MCC에선 취재진에게 알리페이 설치 안내를 하고 있다. 알리페이를 켜면 아시안게임과 항저우 관련 정보, 현재 메달 순위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호텔, 항공편 예약까지 가능하다. 한 대회 자원봉사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선 위안화가 아닌 알리페이가 공용 화폐 단위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도시인만큼, 항저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지능형 도시, 첨단 기술 도시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 중국이 자랑하는 5세대 이동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빅 데이터, 증강현실 등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최첨단 정보기술(IT)을 홍보하는 장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수촌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버스가 다닌다.

알리페이는 항저우의 공용 화폐로 불린다. 로이터=연합뉴스

알리페이는 항저우의 공용 화폐로 불린다. 로이터=연합뉴스

저탄소 친환경 대회를 표방한 조직위는 MMC에서도 종이로 출력하고 복사해 취재진에 배포하던 각종 기록과 정보 내용을 QR코드, 디지털 검색대 설치 등으로 대체했다. 셔틀버스 스케줄, 경기 일정도 모두 디지털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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