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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자유민주주의 지켜 온 한미 동맹 70년, 같이 갑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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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제75주년 국군의날을 맞아 서울 숭례문-광화문 구간에서 10년 만에 진행한 국군 시가행진 행사에서 군 관계자 및 시민들과 비를 맞으며 걷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제75주년 국군의날을 맞아 서울 숭례문-광화문 구간에서 10년 만에 진행한 국군 시가행진 행사에서 군 관계자 및 시민들과 비를 맞으며 걷고 있다. [연합뉴스]

공산화 위협, 전쟁 막고 경제 번영 일군 위대한 역사

미·중 갈등에 불이익 겪는 한국의 경제 배려해 줘야

다음 달 1일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70주년 되는 날이다. 6·25전쟁을 끝낸 정전협정이 1953년 7월 27일 서명되기 전부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 측에 안전보장 장치를 강력히 요청, 결국 그해 8월 8일 서울에서 가조인한 한·미 동맹 조약이 10월 1일 미국 워싱턴에서 공식 체결됐다.

지난 70년의 한·미 동맹은 자유 진영의 최일선에서 공산 세력의 침략과 위협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한·미 동맹 덕분에 대한민국은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일궈 지금 세계 10위권 선진국으로 당당히 도약했다. 그래서 한·미 동맹은 전쟁을 막고 번영을 일군 가장 ‘위대한 동맹’으로 평가받는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어제 뜻깊은 한·미 동맹 70주년의 해에 맞은 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이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리 열렸다. ‘강한 국군 튼튼한 안보, 힘에 의한 평화’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우방국들과 긴밀히 연대해 강력한 안보 태세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한·미 동맹은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고도화됐다”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 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오후에는 서울 숭례문-광화문 구간에서 병력 4600여 명과 장비 170여 대가 참여한 국군의 시가행진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열렸다. 1998년부터 5년 단위로 시가행진을 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에는 연예인 공연 등으로 대체했다. 힘에 의한 평화를 역설해 온 윤 대통령의 지시로 이번에 다시 열리게 됐다.

시가행진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체계)의 핵심 전력이 선보였다. 특히 고도 40㎞ 이상에서 북한 미사일을 정확히 요격·파괴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주한미군 소속 전투 부대원 300여 명이 국군과 함께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동행한 장면은 한·미 동맹의 결속력을 상징했다.

“한·미 동맹이 핵심 안보 동맹에서 필수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했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언급처럼 한·미 동맹의 범위와 중요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70년 전에 안보동맹으로 출범한 한·미 동맹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안보·산업·과학기술·문화·정보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만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 피해를 보는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미국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살피고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 미국 대선의 풍향도 면밀하게 살피면서 앞으로도 한·미 동맹이 굳건하게 지속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