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유엔서 띄운 '무탄소연합'…정부 "RE100 배제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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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기조연설에서 ‘무탄소연합(Carbon Free Alliance·CF 연합)’ 오픈 플랫폼을 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 중립 이행 수단을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과 청정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넓히자는 제안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원전·수소 등 에너지 관련 신산업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 재촉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유엔 총회 일반 토의에서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탄소에너지는 직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해내는 모든 에너지원을 뜻한다. 그간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진된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은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만 인정하고 있지만, CF는 원전과 청정수소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포함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과 같이 재생에너지 여건이 불리한 나라에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 또 하나의 무역장벽으로 인식한다”라며 “RE100을 대체 또는 배제하는 것이 아닌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범위를 확장해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발전 비용이 낮은 원전 이용 확대로 국내 기업의 부담을 크게 완화하는 동시에 소형모듈원전(SMR)·수소 등 에너지 신산업 창출 및 수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향후 국내 민간 주도의 CF 연합 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산업부는 대한상의와 공동으로 50여개 기업·단체가 참여하는 ‘CFE 포럼’을 구성했는데 이를 내달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발전시켜 세계기업과 각국 정부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또 한국과 산업 구조 등이 유사한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을 대상으로 무탄소에너지 전환 동참을 끌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에선 “글로벌 트렌드와 역행하는 흐름”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를 역행한다면 글로벌 기업들에 부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구글이 24시간 주7일 무탄소에너지를 사용하는 ‘24/7 CFE(Carbon Free Energy)’ 선언을 하는 등 국제적으로 무탄소에너지 활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에는 “이미 RE100을 달성한 기업들이 상시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 벌이는 추가적인 방식"이라며 “한국은 RE100 달성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