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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뜨거운 감자’ 구창모는 항저우로 갈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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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왼손 투수 구창모. 6얼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 합류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뉴스1

NC 왼손 투수 구창모. 6얼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 합류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뉴스1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류중일(60) 감독과 조계현(61)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19일 익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2군 경기를 관전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들이 멀리 익산까지 향한 이유는 하나였다. NC 왼손 투수 구창모(26)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류중일호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위원장은 지난 6월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엔트리를 발표했다. 만 25세 이하 혹은 프로 입단 4년차 이하의 투수 12명과 야수 12명으로 진용을 꾸렸다. 그런데 이후 석 달 사이 문제가 생겼다. 선수 몇몇이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첫 번째 낙마자는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7월 경기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정밀검진 결과는 신전지대 손상. 완치를 위해선 수술이 불가피했고, 결국 구단과 상의해 올 시즌을 일찍 마치고 수술을 받기로 했다. 회복까지는 최소 3개월이 걸려 아시안게임 출전도 무산됐다.

이정후는 대표팀에서 핵심 전력을 차지하는 선수다. 실력은 지난해 프로야구 타격 5관왕으로 증명됐고, 태도와 리더십 모두 현재 KBO리거들 사이에서 최고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저연차 선수들 위주로만 구성돼 이정후의 비중이 어느 때보다 크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바로 구창모의 왼팔 상태다. 6월 전완부 굴곡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은 뒤 설상가상으로 척골 피로골절까지 더해져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아시안게임 개막 전까지 구창모가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6월 발표한 최종엔트리 명단에서 구창모를 포함했지만,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

구창모는 이달 들어 다시 공을 잡았다. 이어 불펜 투구와 라이브 피칭을 거쳐 19일 2군 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실전(2이닝 27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소화했다. 이 경기는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위원장이 지켜봤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왼쪽)과 류중일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월 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왼쪽)과 류중일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월 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다음날인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구창모는 “투구 이후 근육이 조금 뭉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이상은 없었다. 투구 감각적인 문제도 괜찮았다. 직구 구속도 145㎞ 정도로 생각보다 잘 나왔다”고 했다.

NC 동료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구창모는 “부상이 길어지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빨리 돌아오고 싶었지만 일단 재활 스케줄을 맞춰야 해서 그러지 못했다. 일단 괜찮다는 진단이 나온 뒤에는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최대 이슈는 역시 구창모의 아시안게임 합류 여부다. 구창모는 “6월 부상 이후 최종엔트리 발표가 있었다. 나를 믿고 뽑아주셨다는 점에서 책임감이 생겼다.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빨리 복귀해서 무언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 교체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경기력이나 감각적인 부분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위원장은 현재 구창모의 교체 여부를 포함해 최종엔트리 수정 폭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전력강화위원회는 열지 않고 자체 논의를 거쳐 대표팀 소집이 있는 23일 안으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정후의 외야수 대체자로는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와 김민석,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 김현준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만 25세 이하 선수로 자격요건을 충족한다. 올 시즌 활약상도 뛰어나다.

다음 관건은 구창모인데 만약 구창모를 빼고 간다면 고심은 더 깊어진다. 투수를 다시 뽑느냐, 자원이 부족한 외야수를 추가하느냐 고민해야 한다. 이미 전력강화위원회는 후반기 들어 외야수 선발 시나리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특정 내야수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이는 또 다른 투수가 빠져야 가능한 이야기다.

구창모는 “어떤 보직이든 맡을 준비가 돼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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