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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처럼 모조리 눕힌다"...금빛메치기 도전 '유도 어벤져스'

중앙일보

입력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의 금빛 메치기를 이끌 김민종, 안바울, 이하림, 이준환(왼쪽부터). 김경록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의 금빛 메치기를 이끌 김민종, 안바울, 이하림, 이준환(왼쪽부터). 김경록 기자

"한국이 종합 2위에 오를 수 있도록 유도가 앞장서겠습니다."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 스타들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금빛 메치기'를 약속했다. 안바울(29·세계랭킹 10위·66㎏급), 이하림(26·3위·60㎏급), 김민종(23·12위·100㎏ 이상급), 이준환(21·6위·81㎏급)이 그 주인공이다. 유도 대표팀은 21일 오후 결전지 항저우에 입성한다. 한국 유도는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그중 3개(안바울, 곽동한 90㎏급, 김성민 100㎏ 이상급)가 '유도 어벤저스(세계랭킹 1위 출신 스타 선수들)'가 활약한 남자부에서 나왔다.

김민종, 안바울, 이하림 이준환(왼쪽부터)은 한국 유도의 '뉴' 어벤져스'다. 김경록 기자

김민종, 안바울, 이하림 이준환(왼쪽부터)은 한국 유도의 '뉴' 어벤져스'다. 김경록 기자

 5년이 흐른 2023년 남자 유도는 세대교체를 이뤘다. 기존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은퇴한 이후 빈자리는 새 얼굴들이 메웠다. 5년 전 멤버 중에 유일하게 안바울만 남았다. 세대교체 후 첫 국제 종합대회에서 한국 유도의 맏형으로 나서는 안바울은 "지난 대회 때는 내가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됐는데 지금은 후배들 컨디션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선배들이 떠났지만, 한국 유도는 끄떡없다. 하림, 준환, 민종이와 힘을 합치면 '뉴 어벤저스'로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

 둘째 이하림은 "나이는 달라도 승부욕·식성 등이 비슷해서 친구처럼 잘 지낸다. 지옥 훈련을 마친 뒤엔 음식점에 모여서 우리끼리 출정식을 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선 경량급 에이스인 안바울과 이하림이 선봉장을 맡는다. 두 선수는 개막 이튿날인 24일 나란히 출전한다. 라이벌 일본은 이번 대회에 2진급을 파견했다.

'케미'가 잘 맞아 친구처럼 지낸다는 유도 '뉴 어벤져스'. 김경록 기자

'케미'가 잘 맞아 친구처럼 지낸다는 유도 '뉴 어벤져스'. 김경록 기자

디펜딩 챔피언 안바울은 우승 후보 0순위다. 그는 2016 리우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따는 등 지난 10년간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지킨 에이스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민종은 "바울이 형은 기복이 없는 에이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안바울은 "2연패를 이루고 싶다. 전성기처럼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하림과 이준환은 한국 유도에선 보기 드문 '일본 킬러'다. 이하림은 지난 5월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의 다카토 나오히사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카토는 2013, 17, 18, 22 세계선수권대회와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이 체급 최강자다. 이준환은 지난해 3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불과 1년여 만에 세계 6위까지 올라서면서 '괴물 신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디펜딩 챔피언 안바울(왼쪽 둘째)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김경록 기자

디펜딩 챔피언 안바울(왼쪽 둘째)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김경록 기자

그는 지난해 몽골 그랜드슬램(3회전)과 지난 5월 카타르 세계선수권(8강)에서 일본의 나가세 다카노리를 잇따라 물리쳤다. 다카노리도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이하림은 "악착같이 훈련하는 준환이를 보면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이준환은 "하림이 형과 나는 일본 선수를 만나면 더 힘이 난다. 결승에서 일본 선수를 꺾고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종은 한국에선 보기 드문 기교파 헤비급 선수다. 100㎏ 이상급은 체격에서 압도적인 유럽과 서아시아의 거구들이 득세하고 있다. 키 1m83㎝, 몸무게 130㎏의 김민종은 헤비급 상대를 만나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그렇지만 그는 화려한 기술 유도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업어치기·허벅다리걸기 같은 기본기가 탄탄하다. 빗당겨치기·어깨로메치기 등 변칙 기술까지 활용한다.

김민종(왼쪽)은 마동석처럼 상대를 모조리 매트에 눕히는 게 목표다. 김경록 기자

김민종(왼쪽)은 마동석처럼 상대를 모조리 매트에 눕히는 게 목표다. 김경록 기자

무게 중심이 낮은 데다 타고난 근력과 스피드도 그의 강점이다. 김민종의 아버지는 마장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남들보다 고기를 많이 먹은 덕분에 힘에서 밀릴 일 없다"면서 "액션 배우 마동석처럼 상대방을 모조리 매트에 눕히고 금메달을 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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