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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회복, 반도체가 땅값 밀어올렸다...日부동산 오름세 확산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세와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이 일본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19일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땅값은 1년 전보다 1.0% 올랐으며 특히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 등 3대 도시를 제외한 지방권의 땅값도 3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본 구마모토에 건설 중인 TSMC 반도체 공장 전경. 교도=연합뉴스

일본 구마모토에 건설 중인 TSMC 반도체 공장 전경. 교도=연합뉴스

국토교통성의 올해 '기준지가' 조사에서 전국 지가는 코로나19의 영향 아래에 있던 1년 전에 비해 1.0% 올라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기준지가란 국토교통성과 전국 지자체가 조사한 전국 기준 지점 2만 1000여 곳의 땅값으로, 민간 토지 거래에 기준 가격으로 활용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조사한 1월 1일 기준 땅값을 '공시지가'라는 이름으로 발표한다.

올해 조사에선 특히 도시 지역 뿐 아니라 지방권 땅값도 평균 0.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지방권 평균 땅값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거품 붕괴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1992년 이후 31년 만이다.

반도체 공장 인근 땅값, 큰 폭 상승  

지방권의 지가 상승세는 아파트 건설이 활발히 진행 중인 삿포로(札幌)와 센다이(仙台), 히로시마(広島), 후쿠오카(福岡) 등 일부 도시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저금리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도시 부동산에 해외 자금이 유입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지의 땅값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특히 홋카이도(北海道)와 구마모토(熊本)현 등에선 대규모 반도체 공장 주변 지역 땅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공장을 짓고 있는 홋카이도 지토세(千歲)시 공업 단지의 기준지가는 작년보다 29.4% 상승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공장을 건설 중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菊陽町) 인근도 땅값이 작년보다 31.1% 뛰었다.

분양가 1억엔 넘는 '억션'도 속속 등장

도쿄·오사카·나고야 3대 도시권은 평균 지가 상승률이 작년 1.4%에서 올해 2.7%로 거의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용도별로는 상업지가 4.0%, 주택지가 2.2%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도쿄의 메이지야(明治屋)긴자빌딩 부지로 1㎡당 4010만엔(약 3억 6000만원)으로 평가돼 18년 연속 일본 내 1위 자리를 지켰다.

땅값 상승세와 더불어 도쿄에선 아파트 분양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9일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6월 도쿄도 23구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역대 최고인 1억 2962만엔(11억 6500만 원)을 기록해 평균 1억엔을 넘어섰다. 연구소 측은 "올해 봄에 분양된 평균 2억~4억엔 정도의 초고가 물건들이 평균값을 밀어 올렸다"며 "앞으로도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가가 1억엔이 넘는 아파트를 지칭하는 '억션(1억엔+맨션)'은 도쿄는 물론 전국 도시에 속속 지어지는 중이다. 닛케이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이 신축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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