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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유통’ 엘차포 아들도 미국行…마약왕 부자, 나란히 美교도소 수감

중앙일보

입력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 실권자인 오비디오 구스만의 2019년 모습. AP=연합뉴스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 실권자인 오비디오 구스만의 2019년 모습. AP=연합뉴스

멕시코 정부가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33)을 미국에 넘기는 범죄인 인도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17일(현지시간) 라호르나다 등 멕시코 일간지들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멕시코 법무부는 지난 1월 체포해 구금 중이던 구스만을 지난 15일 미국 정부에 넘겼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모든 측면에서 공격하는 가장 최근의 노력”이라며 “오피오이드(펜타닐) 유행을 부채질해 지역사회 곳곳을 황폐화한 사람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오비디오 구스만은 부친 호아킨 구스만에 이어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의 실권자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특히 기존 코카인‧필로폰‧헤로인 등 마약류에 더해 최근 미국에서 오‧남용으로 연간 10만명 이상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펜타닐의 주요 공급·유통처로 활동해왔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현재 미국에서 유통되는 펜타닐의 약 65%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디오 구스만의 체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현지 군 당국이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을 구속한 가운데 갱단의 보복에 대비해 중무장한 군경이 멕시코 법무장관 집무실 앞에서 경비를 하고 있다. AFP=뉴스1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현지 군 당국이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을 구속한 가운데 갱단의 보복에 대비해 중무장한 군경이 멕시코 법무장관 집무실 앞에서 경비를 하고 있다. AFP=뉴스1

그는 지난 2019년 한 차례 멕시코 연방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그러나 당시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들이 700명 넘는 병력을 이끌고 민간인 대량 살상을 예고하며 멕시코 정부를 협박했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시 멕시코 대통령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협박에 굴복해 구스만을 석방했다.

이후 멕시코 정부는 지난 1월 5일, 북미 3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군‧경을 동원한 총격전 끝에 구스만을 다시 체포했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체포 작전에서 마약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19명과 군인 10명 등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범죄인 인도에 대해 오비디오 구스만은 변호인을 통해 “미국으로 보내져야 할 이유가 없고, (인도되면) 내 정당한 권리도 침해된다”고 주장했지만, 멕시코 사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그의 부친 호아킨 구스만은 지난 2017년 미국으로 인도돼 2019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그는 지난 1989년부터 2014년까지 터널, 비행기 등 각종 방법으로 마약을 들어와 미국 각지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유통하고, 살인을 교사하는 등 17개 이상의 범죄로 기소됐다.

현재 호아킨 구스만은 변호인을 통해 “감옥에서 햇빛도 거의 본 적 없고, 질 나쁜 음식을 먹으며, 면회도 사실상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멕시코 감옥으로의 이송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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