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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반정부 시위에 1만명 집결…"美·EU 꼭두각시 정부 원치 않아"

중앙일보

입력

16일(현지시간) 체코 바츨라프 광장에 약 1만명의 시민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체코 바츨라프 광장에 약 1만명의 시민이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체코 프라하에서 16일(현지시간) 1만명이 모여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서는 체코 신생 야당 PRO의 주도로 시민 1만명이 모인 가운데 현 페트로 피알라 총리가 이끄는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중앙 광장과 시내 중심가를 행진한 뒤 체코 내무부 건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저지됐다.

PRO는 민족주의 성향이 짙은 변호사 출신의 전 체코축구협회 부회장 인드리히 라이츨이 이끄는 친러·반(反) 서구 성향의 정당이다. 의회 의석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정당은 지난 3,4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 초반 이들은 '정부에 반대하는 체코 공화국'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정부의 경제 실책을 꼬집었다. 올해 초 두 자릿 수가 된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8.3%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민 대다수는 현재의 고물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체코 통계청(CZSO)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8.5% 상승했다.

시위대는 경제난의 원인이 전쟁 지원에만 몰입했기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 철회 등을 요구했다. 체코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해온 국가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군을 돕기 위해 탱크, 헬리콥터, 포탄 등 물자를 보내고 약 50만명의 난민을 자국에 수용했다.

라이츨 PRO 대표는 이날 정부를 향해 "외세(미국과 EU)의 대리인, 명령을 이행하는 꼭두각시 정부"라고 비판했다. 앞서 4월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야나 체르노초바 체코 국방부 장관이 가장 큰 안보 위협"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PRO 등 시위대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강한 민족주의 정책을 체코가 '롤 모델(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달 말 선거를 앞둔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현재 여론 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친러시아 성향의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

이날 시위대가 든 깃발 중엔 '미국의 하수인들 타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타도' 같은 구호들도 눈에 띄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16일(현지시간) 체코 바츨라프 광장에 약 1만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국기를 흔들며 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체코 바츨라프 광장에 약 1만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국기를 흔들며 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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