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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매출 뛰게 한 '레드루 혁신'…"청담동에도 들어선다" [티파니 글로벌 CEO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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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13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지역에 티파니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가 문을 열었다. 사진 티파니

지난 13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지역에 티파니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가 문을 열었다. 사진 티파니

글로벌 명품 업계에서 미국 파인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앤 코(티파니)의 파격적 혁신이 화두다. 2021년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158억 달러(약 21조원)에 인수된 후 2년 만에 세계 곳곳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면서다.

변화의 핵심은 ‘완전히 새로운 매장 경험’이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매장을 ‘랜드마크’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고, 7월 일본 도쿄 긴자 매장 리오프닝에 이어 13일에는 도쿄 오모테산도에 새 스토어를 열었다.

이런 혁신의 한 가운데 안소니 레드루 티파니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지난 12일 오모테산도 스토어 사전 오프닝 현장에서 레드루 회장을 만나 티파니의 변화에 관해 물었다.

안소니 레드루 티파니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 티파니

안소니 레드루 티파니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 티파니

“매장 아닌 ‘문화 허브’…고객과 감정적 교류 할 것”

도쿄 오모테산도 티파니는 768㎡(약 232평) 규모 2개 층으로 이뤄졌다. 최근 블랙핑크 로제와 협업으로 화제가 된 ‘락 로제 에디션’부터 티파니 보석 디자이너 엘사 페레티의 주얼리 컬렉션까지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다. 입구 부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길을 끌고, 매장 곳곳에는 미술 작품이 포진했다.

2층에는 보석 디자이너 잔 슐럼버제 등 거장의 작품이 즐비해 마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레드루 회장은 “단지 보석 판매만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만나는 장소로, 티파니에 푹 빠져 경험할 수 있는 몰입형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오모테산도 매장 2층 전경. 정 가운데 VIC 공간이 자리하고, 앞으로 쟌 슐렘버제 등 티파니의 역사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티파니

도쿄 오모테산도 매장 2층 전경. 정 가운데 VIC 공간이 자리하고, 앞으로 쟌 슐렘버제 등 티파니의 역사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티파니

티파니의 매장 전략은 지난 4월 뉴욕에 재개장한 ‘티파니 랜드마크’에서 극적으로 드러났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빵을 먹으며 쇼윈도를 응시했던 바로 그 장소다. 10층 규모의 랜드마크는 2개층에 걸친 브랜드 아카이브 전시관, 데미안 허스트·줄리안 슈나벨 등의 예술 작품, ‘더 블루 박스 카페’ 등 다이닝(식사) 공간 등을 품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매장을 줄줄이 오픈했다. 효과가 있었나.
뉴욕 랜드마크 오픈 후 매장 매출이 두 배 뛰었고, 고객 체류 시간도 눈에 띄게 늘었다. 랜드마크에는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조사 결과 입장한 73%의 고객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했다. 이는 소매 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지난 주말에 왔던 한 한국의 VIC(최고 고객)는 45분 방문 예정으로 왔다가 4시간을 머물고 갔다. 다이닝 공간 덕분도 있지만, 과거 30~40분 머물고 갔던 VIC들이 최근 더 많이 머물고, 더 자주 방문하고 있다.  
최근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도 매장에 공을 들인다.
매장은 고객이 가장 통합적으로 브랜드를 경험하는 곳이다. 우리는 특히 매장에서 고객과 ‘감정적 교류’를 하고 싶다. 코로나19 기간 고립감을 느꼈던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실제로 경험하는 것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추세다. 
지난 4월 재개장한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티파니 랜드마크(The Landmark) 전경. 사진 티파니

지난 4월 재개장한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티파니 랜드마크(The Landmark) 전경. 사진 티파니

“2025년 서울에도 티파니 플래그십”

티파니는 현재 세계 주요 도시에서 25개의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들을 순차적으로 확장 혹은 리뉴얼할 계획이다. 이른바 ‘리로케이션(기존 점포 폐점 후 같은 상권 이전 출점)’ 전략이다.

전 세계 플래그십을 모두 리뉴얼하나.
동일하게 ‘리뉴얼’ 전략을 가져가진 않을 것 같다. 영국 런던 본드 스트리트 매장은 확장할 계획이고, 프랑스 파리에는 새로운 플래그십을 오픈할 것이다. 플래그십이 없는 서울도 이미 계약이 돼 있어 2025년 말 강남구 청담동에 개장할 예정이다. 지금 오모테산도 매장 대비 두 배 이상 규모다. 한국에선 지금까지 티파니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판단이 들어 더 공들이고 있다. 얼마 후 온라인 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국을 겨냥해 5~7개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12일 티파니 오모테산도 매장 오픈을 기념한 사전 행사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일본의 배우 아야카 미요시, 안소니 레드루 CEO,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 신타로 키츠다 티파니 일본 지사장. 사진 티파니

12일 티파니 오모테산도 매장 오픈을 기념한 사전 행사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일본의 배우 아야카 미요시, 안소니 레드루 CEO,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 신타로 키츠다 티파니 일본 지사장. 사진 티파니

비욘세·지민(BTS) 모델 세우고 나이키와 협업

12일 사전 행사에 참석한 유명인들. 왼쪽부터 한국 배우 한효주, 미국의 모델 헤일리 비버, 한국 가수 엔하이픈의 제이크, 성훈. 사진 티파니

12일 사전 행사에 참석한 유명인들. 왼쪽부터 한국 배우 한효주, 미국의 모델 헤일리 비버, 한국 가수 엔하이픈의 제이크, 성훈. 사진 티파니

레두르 회장은 앞으로 티파니가 추구할 혁신의 핵심 전략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전설적 보석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의 디자인인 ‘바위 위에 앉은 새’와 비욘세다. 비욘세는 지난 2021년 티파니의 새 캠페인에 128.54캐럿의 옐로우 다이아몬드를 착용하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또 갤 가돗, 헤일리 비버, 지민(BTS), 로제 등 스타들을 기용했고, 지난 3월에는 나이키와의 협업 컬렉션을 발매했다. ‘바위 위에 앉은 새’처럼 하이 주얼리(초고가 보석) 정신을 추구하면서도, 젊은 감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12일 사전 행사에 참석한 미국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가 티파니의 상징물인 '바위 위에 앉은 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티파니

12일 사전 행사에 참석한 미국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가 티파니의 상징물인 '바위 위에 앉은 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티파니

티파니 하면 떠오르는 블루 박스 속 실버 제품은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최근 부쩍 하이 주얼리를 내세우는데.  
둘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티파니의 역사적 실버 제품들은 하이 주얼리보다 비싸고, 세공 수준도 높다. 실버가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요즘 고객들은 하이 주얼리에 실버 제품을 섞어 착용한다. 물론 매출 면에서 최근 하이 주얼리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다. 지난 3년간 티파니의 하이 주얼리 매출이 이전 동기 대비 5배 늘었다. 새로운 티파니의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다. 내년이면 ‘블루 웨이브’가 느껴질 정도로 티파니가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안소리 레드루 티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999~2011년 카르티에에서 북미 소매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해리 윈스턴 글로벌 영업 부사장을 거쳐 타파니앤코로 옮겼다. 2015년 LVMH그룹에 합류했으며 북미 루이뷔통 사장 및 최고경영자, 루이뷔통 글로벌 상업활동 총괄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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