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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슬로시티’의 우리말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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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근 들어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슬로시티(slow city)다. 슬로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지방 도시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슬로시티’는 어떤 지역을 말할까? 글자 그대로 느리게 먹고, 느리게 움직이는 등 급하지 않게 살아가는 것을 가리킬까? 일반적으로 ‘슬로시티’는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 생태 환경과 전통문화를 지키는 삶을 추구하는 사회 또는 그러한 공동체를 가리킨다.

국제슬로시티연맹 한국슬로시티본부는 실사를 통해 한국의 슬로시티를 인증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신안·하동·상주 등 17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

국립국어원은 ‘슬로시티’의 쉬운 우리말로 ‘참살이 지역’을 선정한 바 있다. ‘참살이’란 말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쓰다 보면 익숙해진다.

슬로(slow)라는 용어가 들어간 외래어는 이 밖에도 많다. 대표적으로 슬로푸드(slow food)가 있다. 패스트푸드(fast food)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들고 먹는 음식을 가리킨다. 국어원은 이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여유식’ ‘느린 음식’을 제시했다.

‘슬로’가 들어간 말로는 슬로패션(slow fashion)도 있다. 어떤 패션일까?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의류를 가리키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말이다. 옷의 생산과 소비 속도를 늦추는 패션 경향을 지칭한다.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옷이나 유행을 따르지 않는 옷의 생산과 소비도 이에 포함된다. 국어원은 ‘슬로패션’의 쉬운 우리말로 ‘친환경 패션’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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