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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이끌 ‘비은행장 출신 내부육성’ 양종희…非이자 강화 '드라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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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자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 낙점되면서 KB금융지주 설립 이래 처음으로 내부 출신 회장이 탄생하게 됐다. 양 후보자는 기존 핵심 사업인 은행에 더해 향후 비(非)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이번 후보자 선임 과정을 두고 “내부 갈등이나 관치 논란이 빚어지지 않은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 연합뉴스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 연합뉴스

지난 8일 현 윤종규 회장의 후계자로 결정된 양 후보자는 1989년 당시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 입사 이래 은행의 재무 관련 부서에서 주로 일했다. 2014년부터 KB금융지주로 옮겨 전략기획부장(상무)과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한 그룹내 ‘전략‧재무통’으로 꼽힌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고,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3연임하는 등 KB금융 비은행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당초 KB국민은행장을 4년간 지낸 허인 부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 중 한발 앞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래서 이번 결과를 두고 ‘이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에선 양 후보자가 은행장 경험은 없지만, 은행‧비은행에서 두루 경험을 갖춘 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경호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양 후보자 추천 이유에 대해 “양 후보자는 지주·은행·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은행·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고, 디지털·글로벌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자는 향후 비은행‧비이자 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총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6.5%다. 글로벌 사업 부분 확대도 꾀할 전망이다. KB금융은 현재 약 10% 수준인 글로벌 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4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KB금융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KB금융

이번 회장 후보 선정 과정을 통해 KB금융은 경영 승계 시스템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종규 회장은 취임 후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최고경영자(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차기 회장 육성에 공을 들였다. 양 후보자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2021년 지주 부회장에 오른 첫 인물이다. 승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며 이번 회장 후보자 선정 과정에선 이렇다 할 잡음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KB금융이 공표하고 진행 중인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는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KB금융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오는 12일 이사회에서 양 후보자를 최종 차기 후보로 공식 추천한다. 이후 양 후보자는 오는 11월 중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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