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김성길-볼드윈 듀오가 12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선다. 김 교수의 정년 퇴임을 앞둔 독창회다. 볼드윈과는 국내 첫 무대지만 그동안 유럽과 미국에서 함께 연주하면서 교분을 쌓아왔다.
김씨는 줄리아드 음대 재학 중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마스터클래스에 뽑혀 실황 녹음에까지 목소리가 들어간 것으로 유명하다. 75년 귀국 후 '안드레아 셰니에''나부코'국내 초연 등 줄잡아 50여 편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가장 많이 출연한 배역은'라 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역이다.
"줄곧 오페라 가수로 활동해왔지만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예술가곡으로 꾸몄어요. 오페라 아리아 부르는 것보다 부담스럽지만 욕심 좀 부렸습니다."
슈베르트(독일), 치마라.도니제티.로시니(이탈리아), 코플랜드(미국), 뒤파르크.쇼송(프랑스), 빌라 로보스(브라질) 등의 가곡으로 꾸몄다. 보통 정년퇴임 독창회 하면 제자들이 차례로 출연하고 정작 본인은 한두 곡 부르고 마는 게 보통인데 김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부르기로 했다.
"테크닉이나 파워는 예전 같지 않겠지만 음악을 대하는 진실된 마음은 변함 없습니다. 진실된 음악만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김씨는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뜻에서 94년 볼드윈과 함께 했던 도쿄 독창회 실황녹음을 CD에 담아낸다. 94년 당시 스튜디오 녹음도 끝냈지만 감기 등 컨디션 악화로 끝내 음반으로 나오지 못했다. 우연히 독창회 실황녹음을 입수했는데 들어보니 스튜디오 녹음보다 훨씬 좋았다고 했다. 02-581-5404.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