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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변호사 비밀 훔쳐봤다…'남친과의 카톡' 빼낸 선배 변호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습 변호사가 남자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몰래 빼낸 혐의를 받는 변호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소재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수습 변호사로 있던 B씨가 컴퓨터 카카오톡 메신저를 로그인한 상태로 자리를 비우자 B씨가 남자친구와 나눈 3개월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내보내기'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옮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의 업무상 비밀 누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카카오톡을 통해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로 이를 '내보내기' 기능을 사용해 전송한 행위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누설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집 비밀번호 등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는 카카오톡 대화를 사적 호기심 충족을 위해 옮겼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판장의 제지에도 A씨는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에게 인신공격적이고 모욕적 질문을 반복했고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며 "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B씨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A씨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인데도 용서를 구하지 않고 미약한 준법의식을 보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즉각 항소했다. 검찰은 "변호사인 피고인은 개인적 호기심 충족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고,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신문을 반복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면서 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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