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론스타 중재판정 취소신청 제기…“협약과 국제법 위반한 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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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론스타와 벌인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중재 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지난해 8월 31일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약 2800억 원)와 이자를 배상하라는 판정을 했다. 론스타가 2012년 11월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시켰다며 46억7950만 달러(약 6조원)의 중재신청을 한지 10년만이었다.

당시 ICSID는 HSBC 매각승인 지연 등 론스타 측의 주장을 기각하면서도 정부의 매각승인 지연에 일부 자의적인 권한행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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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정부는 지난 5월 배상금 가운데 48만1318달러(6억2500만 원)가 초과로 산정됐다는 점을 지적해 판정문 정정을 끌어냈다. 그리고 취소신청 기한인 이달 6일(미국시간 9월 5일)을 닷새 앞두고 이날 취소신청을 냈다. 론스타도 지난 7월 29일, ICSID 판정에 불복해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정부는 “중재판정부가 인용한 나머지 배상금 원금과 이자 지급 의무까지도 전부 소멸시키기 위해 취소신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ICSID 협약이 규정하는 5가지 취소사유인 ▶중재판정부 구성 흠결 ▶중재판정부의 명백한 권한유월(협약과 국제법에 반하는 판단) ▶중재인의 부패 ▶절차규칙의 심각한 위반 ▶이유 불기재 가운데, 론스타 중재판정 과정에선 권한유월, 절차규칙 위반, 이유 불기재가 있었다고 봤다.

정부는 권한유월과 관련해 “국제법상 국가책임의 인정요건인 금융위원회의 ‘구체적인 위법행위’를 전혀 특정하지 않은 채 정부의 배상의무를 인정했다”며 “외환은행 매각 지연은 정부의 행위가 아닌 론스타의 주가조작 범죄로 발생한 것이어서 국제관습법상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국제상업회의소(ICC) 상사중재 판정문을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변론권, 반대신문권 등을 박탈하고, 직접증거 없이 추측성, 전문(轉聞) 증거만으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해 절차규칙을 위반했다고도 판단했다. 정부는 “중재판정부 스스로도 이 사건에서 결정적 증거(smoking-gun)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어 입증책임 원칙에 따라 기각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유 불기재와 관련해선 정부의 구체적 약속 등 기대의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론스타가 외환은행 투자 및 수익 실현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가졌다고 판정한 부분, 론스타의 주가조작으로 매매대금을 인하했는데도 특별한 근거나 설명 없이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했다.

정부는 “법리상 오류가 있는 중재판정으로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낭비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으로 취소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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