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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로 항공료 30% 결제…날짜·노선 제한 없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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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해외여행 일타강사 

올 초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안으로 홍역을 치렀다. 기존 4개였던 국제선 구간을 10개로 쪼개고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율을 높이는 방향이었다. 대한항공 회원은 이내 반발했다. 미국 교포의 반발이 특히 거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문제를 지적하자 대한항공은 개편안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아직도 대한항공은 새 개편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회원 입장에서 반길 만한 서비스 하나를 내놓았다. 마일리지와 현금을 복합 결제하는 ‘캐시 앤 마일즈’다. 캐시 앤 마일즈는 사실 2021년 도입했던 제도인데 기존 20%에서 30%로 마일리지 사용 비율을 10% 올렸다. 대한항공은 “소액 마일리지를 보유한 회원을 위한 시스템”이라며 “회원 90% 이상이 3만 마일 이하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시 앤 마일즈의 가장 큰 장점은 보너스 항공권과 달리 출발 날짜나 노선, 좌석 종류의 제한이 없다는 데 있다. 당장 내일 출발하는 항공편도 좌석만 있으면 항공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앱에서 항공권을 살 때 ‘캐시 앤 마일즈’를 선택하면 500마일부터 운임(세금, 유류할증료 제외)의 최대 30%까지 쓸 수 있다. 공동 운항편과 다구간 여정은 사용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시즌, 수요, 예약 상황에 따라 공제 마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봤다. 내년 4월 인천~파리 일반석 왕복 항공권 항공운임(유류할증료·세금 제외)이 160만원으로 나왔다. 마일리지는 최대 4만9000마일까지 쓸 수 있었다. 160만원의 30%인 48만원을 4만9000마일로 결제했으니, 1마일의 가치가 약 9.79원인 셈이었다. 참고로 인천~파리 비수기 보너스 항공권은 일반석 왕복 7만 마일이 필요하다.

이번엔 일본 노선에 적용해봤다. 황금연휴 기간인 9월 말 인천~도쿄 일반석 왕복 운임을 보니 50만원이었는데, 캐시 앤 마일즈로 최대 1만3300마일을 쓸 수 있었다. 이 경우 1마일의 가치는 약 11.27원이었다.

국내선도 알아봤다. 9월 말 김포~제주 왕복 운임은 6만4000원이었고, 캐시 앤 마일즈로 최대 1800마일을 쓸 수 있었다. 1마일 가치는 약 10.5원이었다.

두루 확인해보니, 노선에 따라 마일 사용가치가 다르게 나타났다. 다만 어느 노선이 알짜라고 단언할 순 없었다. 시즌에 따라 마일 사용 가치가 또 달랐다. 대한항공은 공식적으로 캐시 앤 마일즈 계산법을 밝히지 않았다.

현금과 마일리지 복합 결제는 현재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도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해외에서는 이미 에미레이트·에어프랑스 등이 마일리지 복합 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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