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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김하성이 있으니까"…5년 만에 희생번트 댄 후안 소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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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소토(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외야수 부문 실버 슬러거를 수상한 강타자다. 올 시즌에도 홈런 25개를 때려 매니 마차도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김하성(오른쪽)과 하이파이브하는 후안 소토. USA 투데이=연합뉴스

김하성(오른쪽)과 하이파이브하는 후안 소토. USA 투데이=연합뉴스

그런 소토가 31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희생 번트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빅리그 데뷔 시즌인 2018년 8월 14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5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소토는 지난 29일 세인트루이스와의 3연전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이미 두 차례 번트를 시도했다. 1회 김하성의 중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초구에 번트를 댔지만, 타구가 내야 라인을 벗어나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 1-1에서는 다시 3구째에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헛스윙해 투스트라이크에 몰렸다. 그는 결국 4구째를 정상 타격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그 타구는 오른쪽 담장 워닝 트랙 앞에서 잡힐 만큼 멀리 날아갔다. 그래서 소토가 보기 드물게 번트를 시도했던 게 더 의아했다"고 썼다.

그러나 소토의 집념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3연전 내내 첫 타석 초구부터 번트 자세를 취했다. 30일엔 김하성의 좌중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초구 번트를 댔다가 내야 안타로 연결되는 행운을 잡았다.

31일에도 김하성의 중전 안타로 무사 1루가 되자 다시 초구에 투수 앞으로 번트 타구를 보냈다. 1루 주자 김하성이 무사히 2루에 안착하면서 소토의 통산 2호 희생번트가 완성됐다. 샌디에이고가 두 경기 모두 역전패했는데도 이 장면이 화제를 모은 이유다.

소토가 번트를 시도한 세 타석엔 공통점이 있다. 모두 경기가 막 시작된 1회 초였고, 리드오프 김하성이 안타로 출루해 1루를 밟은 직후였다. 소토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키미(김하성)'가 요즘 펄펄 날고(really hot) 있지 않나. 나는 그저 김하성을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보내 우리 팀이 경기 초반 리드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하성(7번)과 하이파이브하는 후안 소토. AP=연합뉴스

김하성(7번)과 하이파이브하는 후안 소토. AP=연합뉴스

실제로 김하성은 소토의 도움으로 진루한 두 번 모두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30일엔 포수 실책으로 3루까지 간 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고, 31일엔 매니 마차도의 적시타로 득점했다. 소토는 "앞으로도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 번트도, 볼넷도 상관 없다"며 의지를 보였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은 3연전 내내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고, 그 중 2경기에서 득점을 올렸다"며 "6월 23일 1번 타순으로 올라선 뒤 57경기에서 단 한 경기만 빼고 리드오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31일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면서 이틀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4-3으로 앞선 9회 말 세인트루이스의 한국계 타자 토미 에드먼에게 끝냐기 2점 홈런을 맞아 4-5로 졌다. 이틀 연속 끝내기 역전패다.

샌디에이고는 62승 72패(승률 0.463)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공동 3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7.5경기 차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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