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맥주공장에 태양광 달고 협력사엔 커피차…ESG에 빠진 식품‧유통 업계

중앙일보

입력

지난 28일 광주광역시 오비맥주 광주공장에서 설치 완료된 태양광 패널. 전체 소비 전력의 11%를 감당할 수 있다. 사진 오비맥주

지난 28일 광주광역시 오비맥주 광주공장에서 설치 완료된 태양광 패널. 전체 소비 전력의 11%를 감당할 수 있다. 사진 오비맥주

40년 가까이 된 제조 공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협력사에 명절을 맞아 판매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식품·유통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담팀을 두고, 아이템 구성부터 관련 활동을 외부에 알리는 전략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ESG 활동을 공시해야 하는 미국 기업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한국은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28일 광주광역시 소재 생산공장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 준공식’을 열고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맥주 생산에 돌입했다. 태양광 패널은 총 2.6메가와트(㎿) 규모로, 생산 가능한 연간 전력량은 3.7기가와트시(GWh)다. 광주공장 소비 전력의 약 11%를 대체할 수 있는 양이다. 해당 전력을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하면 광주공장에서 연간 탄소 1709t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내년 1분기까지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3개 생산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이 마무리되면 연간 약 10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소비 전력 11% 대체하는 태양광 발전  

롯데백화점은 추석에 앞서 지난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국 각지에 있는 약 150개 협력사를 직접 찾아 응원 메시지와 함께 간식을 전달한다. 올해는 주차·안전 등 지원 부문 협력사까지 포함해 방문 협력사가 지난해 대비 50%가량 늘었다. 협력사 현장에는 커피 푸드트럭을 배치해 인기 베이커리 브랜드 도넛과 커피를 제공한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3800여개 협력사에 대해 애초 다음 달 27일 지급 예정이던 판매대금을 닷새 앞당겨 22일쯤 지급하기로 했다. 추석을 앞두고 상여금 지급 등 지출이 커지는 협력사들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조기 지급되는 액수는 약 3600억원이다. 또 동반성장위원회와 함께 2021년부터 운영 중인 ‘ESG 경영 지원 프로그램’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음 달 참여사를 모집·선발해 내년 상반기까지 ESG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 28일 롯데백화점이 협력사에 커피차를 운영하면서 응원 메시지와 간식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 롯데쇼핑

지난 28일 롯데백화점이 협력사에 커피차를 운영하면서 응원 메시지와 간식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 롯데쇼핑

이마트는 올 추석 대형마트 최초로 축산 선물세트 보냉가방 리사이클링 제도를 도입한다. 고객이 축산 선물세트를 구매·수령한 뒤, 축산 보냉가방을 이마트 고객가치센터로 반납하면 최대 5000원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냉장 보냉가방은 신세계상품권 5000원, 냉동 보냉가방은 신세계상품권 2000원으로 환급해준다. 회수된 보냉가방은 이마트 물류센터로 이동해 전문업체를 통해 세척된다. 내‧외부 세척과 스티커 제거 등 집중 세척, 자외선(UV) 살균 등 총 네 단계 과정을 거쳐 재사용 될 준비를 마친다.

해외 기업들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과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 0) 등 용어를 사용하며 탄소 저감·제거 신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미국 ESG 트렌드와 공급망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업들은 ESG 경영을 위해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올 하반기 중 기후공시 의무화를 확정하면 내년부터 미국 상장사는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시 의무화 대상이 된다.

“불확실성 시대에 ESG 새로운 돌파구 될 수도”

아마존은 최근 협력업체에 2024년부터 탄소 배출량 데이터 공유와 탄소 배출 목표 설정을 요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협력사의 탄소 배출량 측정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포드는 2050년까지 자사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자체적인 기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협력업체 3000개사를 선정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주최한 ESG 포럼에서 박재흠 EY한영 전무는 “ESG 관련 신사업 진출이 불확실성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연평균 17%,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연평균 21%씩 각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을 가진 PHA 성분이 든 빨대를 도입한 뚜레쥬르. 사진 CJ푸드빌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을 가진 PHA 성분이 든 빨대를 도입한 뚜레쥬르. 사진 CJ푸드빌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