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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감소에 내년 재정 적자 92조원…4년후 나랏빚 1417조원 [2024 예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년도 재정적자가 92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지출 증가를 최소화했지만 세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나랏빚이 쌓일 전망이다. 2027년이면 국가채무는 1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로 복지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해 곳간을 지켜야 하는 재정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기에 앞서 김동일 예산실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기에 앞서 김동일 예산실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수 감소에 나랏빚 급증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656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국세수입은 367조4000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총지출 증가율이 2.8%에 불과하긴 했지만, 국세수입을 올해(400조5000억원)보다 대폭 낮춰 전망하면서 재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씀씀이를 최소화했다고 해도 돈이 안 들어오니 빚을 더 내는 구조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이에 따라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92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9%에 달하는 수준이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빼고, 사회보장성기금(국민·사학연금 등) 수지를 제외해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관리재정수지다.

‘3% 룰’ 재정준칙 기준 넘겼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안은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3% 이하로 제한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법제화가 안 되긴 했지만, 정부가 만든 기준을 스스로 어기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준칙상 예외사유인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며 “세수 감소 폭이 워낙 커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기 재정운용계획상 2025~2027년엔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2%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고 해도 국가채무는 연간 70조원 이상씩 불어난다. 국가채무는 내년도 1196조2000억원에서 2027년이면 1417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리재정수지가 적자가 나지 않게 재정수지 균형을 하려면 총지출을 14% 줄여야 하는데 그것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지”라며 “써야 할 곳에는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율(2.8%)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고령화에 의무지출 계속 불어나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특히 복지지출로 주로 구성되는 의무지출 증가세가 가파를 전망이다. 고령화로 인해 기초연금이나 의료보험 등 재정 소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도 348조2000억원인 의무지출이 2027년엔 41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증가율이 18.8%다. 같은 기간 재량지출은 308조7000억원에서 323조4000억원으로 4.8% 느는 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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