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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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연극배우들의 모임인 연극협회 연기자분과 위원회가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러시아 고전작『밤 주막』을 무대에 올려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중이다.
1차 공연은 9일까지며 2차 공연은 21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오후3시30분·7시30분.
막심 고리키원작의『밤 주막』은 어둡고 칙칙한 싸구려 여인숙에서 살기 위해 신음하다 결국 죽어갈 수밖에 없는 밑바닥 인생을 그린 작품.
제정러시아말기의 처참한 하류생활을 소재로 어느 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어두운 삶, 주정뱅이·창녀·도둑·전과자의 얘기가 펼쳐진다.
복잡한 듯 하면서도 사실은 극히 단순한 소외계층의 생활상이 계속되는 술 주정과 욕설·싸움으로 질펀하게 드러난다.
러시아민요풍의 합창이 강한 음률로 무대를 열고 닫으며, 노골적이면서도 절박하고 철학적이기도 한 고리키의 대사가 장장 2시간45분의 전막공연을 지루하지 않게 끌어간다.
첩첩 쌓인 난제로 허덕이는 연극계에서 배우들 스스로가 활로를 찾아보겠다며 힘 모아 만든 공연이라 수많은 군상을 그려내는 출연배우들의 연기도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분과위원장인 정현씨가 연출을 맡았고 배우 우상전씨가 기획했으며 이호재·허현호·최재영·최성웅·정혜영씨등 19명의 배우가 열연한다.
공연기획 (주)문화행동 주관. (72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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