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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안보보좌관 "中경기침체 원치않아…실업률, 투명하게 공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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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이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의 경기 침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의 경기 침체나 약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오는 27~30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임을 확인하면서 "러몬도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미국이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경기 침체를 원한다는 중국 내 일부 시각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것이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좋다"면서 "미국은 국가 안보를 지키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지속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청년 실업률 등 기본적인 통계 공개를 중단한 데에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중국에서 청년 실업률 등 기본적인 정보 공개 불투명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목격했다"며 "이는 책임 있는 조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청년 실업률이 4월 20.4%, 5월 20.8%에 이어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자 7월부터 해당 통계 공개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아시아 일부 현안에 무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의 이후엔 오히려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지나친 관심을 쏟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AP=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AP=연합뉴스

바이든, 내달 G20 참석해 IMF 등 개혁촉구…中 부채 외교 겨냥  

이날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내달 7일~10일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을 상대로 개혁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IMF와 WB의 대출 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의회에 WB와 IMF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을 요청하게 되면 중·저소득 국가에는 약 500억 달러(약 67조원)의 대출을 지원하고 전체적으로는 2000억 달러(약 268조원)를 융통하는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둘러싸고 강압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대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대안을 (미국이)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부채 함정 외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환영 행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환영 행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3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지시로 시작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을 짓거나 자본을 투자해 경제·외교 관계를 강화해 온 정책이다. 육상 실크로드(중앙아시아~유럽)와 해상 실크로드(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남미)를 건설해 60개국이 중국을 중심으로 뭉치는 거대 경제 공동체를 지향한다.

문제는 일대일로에 참여한 상당수의 개발도상국이 중국의 자금을 지원받은 후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서방에서는 중국의 '부채 외교'에 걸려든 것이라고 비난한다. 일례로 스리랑카는 중국에 돈을 빌려 항구를 건설했지만, 재정 수입을 부채를 갚는 데 쓰다가 결국 항구를 중국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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