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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소다 "섹시한 옷과 성범죄 무관…6살때 강도에 성폭행 당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열린 ‘뮤직 서커스’ 공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알린 뒤 “야한 옷차림 때문”이라는 등의 2차 가해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는 DJ 소다(본명 황소희)가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라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야한 옷 때문이다” 비판에…“편향적 시각”

22일 DJ소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를 두고 이어지는 누리꾼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22일 DJ소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를 두고 이어지는 누리꾼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DJ 소다는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영·일문으로 된 게시글을 올리고 “복장과 성범죄 피해는 절대 관계가 없다. 피해자를 문제 삼아 범죄 책임을 전가하는 사고방식은 매우 편파적이며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라며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DJ 소다는 과거에 성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DJ 소다는 “6살 때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집에 혼자 있던 나는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때의 나는 부모님이 상처받으실까 봐 강도가 들 뻔했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그 충격으로 선택적 함묵증에 걸렸고 지금껏 그 사실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숨기면서 살아왔다”고 털어놓았다.

2018년 한국의 한 페스티벌에서 성추행을 당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DJ 소다는 피해 이후 지인으로부터 “넌 잘 벌지 않나. 요새 미투 운동 심한데 너까지 그러면 우리 밥벌이 힘들어진다”는 말을 듣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수치심에 홀로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던 건 그때 찍혔던 그 사람의 사진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DJ 소다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차례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왔고 나는 그런 일을 당해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숨기면서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이제 더이상 피하거나 숨기고 싶지 않다. 이를 무시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일 문제 아냐…다른 나라서 벌어졌어도 똑같이 대응” 

최근 일본 공연에서 관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DJ소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일본 공연에서 관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DJ소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성추행 피해가 한일 국민 간의 감정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DJ 소다의 공식 유튜브 채널 최근 영상에는 “일본인을 싫어한다는 것은 잘 알았다. 그러니까 다시는 오지 말라”거나 “일본을 싫어해서 일부러 이런 사건을 꾸민 것”이라는 등의 일본어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DJ 소다는 “이건 비단 한 나라의 문제도 아니고 한일 문제도, 남녀 문제도 아니다”라며 “이 사건이 성추행 문제에서 벗어나 한 나라의 문제로 치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장소를 (폭로 글에서) 삭제하려 했지만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이번 일로 앞으로 일본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생기고 페스티벌 측에 미움을 받아서 일이 끊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면서 “하지만 다행히도 페스티벌에서 모든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해줬고 주최 측에 이 사건의 모든 위임을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껏 공연을 하면서 단 한 명도 의도적으로 가슴 안에 손을 넣어서 만진 적이 없었다. 이건 단순 터치가 아닌 명백한 추행”이라며 “지금까지 겪었던 팬들의 교감과는 엄연히 다르다. 내가 만약 다른 나라에서 이런 일을 당했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이 발생한 공연 다음 날인 지난 14일 DJ소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후 일본 공연 주최 측이 관객 3명을 형사 고발했고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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