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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그너 주둔 벨라루스 여행금지령 내렸다…"즉시 출국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 있는 자국민에게 즉시 출국을 촉구하고, 벨라루스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치는 벨라루스에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주둔한 이후 벨라루스와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 간 접경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벨라루스 주재 미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벨라루스에 있는 미국 시민은 즉시 떠나라"며 벨라루스에 대해 여행 경보 최고 수준인 여행금지령을 내렸다. 미 국무부의 여행 경보는 일반적 주의, 주의 강화, 여행 재고, 여행 금지 등 4단계로 나뉜다.

미 국무부는 이런 권고의 배경에 대해 "벨라루스 당국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돕고 있고, 벨라루스 내에서 러시아 병력이 증강되고 있으며 민간인 구금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부터 폐쇄된 리투아니아와 벨라루스의 국경 검문소. EPA=연합뉴스

지난 18일부터 폐쇄된 리투아니아와 벨라루스의 국경 검문소. EPA=연합뉴스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등을 배치한 러시아의 맹방이다. 지난 6월 바그너그룹은 러시아 내 무장반란을 하루 만에 접은 후 벨라루스로 근거지를 옮겼다.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공식 법인을 등록했다는 외신 보도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서방은 현재 벨라루스에 바그너 용병이 4000~5000명가량 있다고 추정한다. 바그너그룹은 벨라루스군과 함께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 훈련도 벌이고 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는 바그너그룹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18일부터 벨라루스와의 국경 검문소 6곳 중 2곳을 잠정 폐쇄했다. 라트비아는 국경 수비대 간부에게 휴가 금지령을 내리는 등 국경 경비를 강화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와의 국경 일대에 병력 1만 명을 추가 배치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벨라루스와 나토 회원국 사이의 긴장이 러시아와 나토의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나토는 회원국의 방어를 위해 군사적 지원에 나설 수 있으며 러시아는 벨라루스가 공격받을 경우 보호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폴란드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 AP=연합뉴스

폴란드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 AP=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일대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데 이어 22일 모스크바의 모든 공항이 한때 폐쇄됐다. 이날 타스통신 등은 항공관제당국 관계자 말을 인용해 브누코보·셰레메티예보·도모데도보 등 모스크바에 있는 공항 세 곳을 오가는 항공편이 모두 한시적으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항 폐쇄는 전날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이 이유란 추정이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전날 우크라이나 드론 일부가 모스크바 내 한 주택에 떨어져 최소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아프리카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21일 공개됐다. AP=연합뉴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아프리카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21일 공개됐다. AP=연합뉴스

한편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아프리카로 이동했음을 시사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위장복을 입고 총을 든 채 사막 지역에 서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동영상에서 "바그너그룹은 모든 대륙에서 러시아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아프리카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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