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엘브리지 콜비 대표 "한미일 협력 골격 짰다, 역사적 이정표" [한미일 정상회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외교안보 연구재단 ‘마라톤 이니셔티브’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인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 및 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 사진 마라톤 이니셔티브 홈페이지 캡처

미국 외교안보 연구재단 ‘마라톤 이니셔티브’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인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 및 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 사진 마라톤 이니셔티브 홈페이지 캡처

한ㆍ미ㆍ일이 18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 수준을 다방면에 걸쳐 획기적으로 높인 데 대해 미 외교안보 연구기관 ‘마라톤 이니셔티브’ 공동 창립자인 엘브리지 콜비 대표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3국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중앙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콜비 대표는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3국 정상 모임 연례화는 물론 외교ㆍ국방ㆍ산업ㆍ재무장관 회담 정례화, 지역 안보 및 첨단기술 협력 제도화 등으로 3국 협력의 골격을 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콜비 대표는 미 국방부 전략 및 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 출신으로, 그가 2018년 주도한 미 국방전략(NDS)은 미국의 안보 이익에 대한 주요 도전 세력으로 중국을 초점에 놓고 강력한 전력 우위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콜비 대표가 2021년 펴낸 『부정 전략-강대국 갈등 시대의 미국 방위전략』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꼽은 ‘올해의 책 톱 10’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정상회의를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3국 협력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서울과 도쿄가 앞으로 더 많이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것, 이들이 미국과 함께 힘을 합치겠다고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포괄적 영역에서 3국 협력 수준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세 정상이 미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 따로 모여 정상회의를 가진 자체로 상징성이 크고 이들의 결속력이 보여주는 시각적 효과도 크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본 것은 주로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약속들이었는데, 물론 국제 외교에서 (성과를 나타내는) ‘무대’도 중요하지만 구체성 있는 ‘실천’이 뒤따를 때 더 빛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상회의 정례화만 아니라 국가안보실장, 각급 장관 등 다방면의 정례 협의체가 만들어진다.
“제도화된 이들 협의체는 한ㆍ미ㆍ일 협력 관계의 골격을 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결정은 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을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세 정상이 상징성 있는 선언 이상의 실질적 성과를 원한다는 뜻이다. 아직 ‘정치적 결정’ ‘역사적 상징’의 영역이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의제를 설정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대응 공조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반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우려를 사기에 충분할 정도로 충분히 정교한 수준에 와 있다.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은 이제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커튼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별도의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대통령 전용 숙소인 '애스펀 로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대통령 전용 숙소인 '애스펀 로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3국 협의체가 ‘아시아 버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될 거라며 반발한다. ‘쿼드’(Quad, 미국ㆍ일본ㆍ인도ㆍ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나 ‘오커스’(AUKUS, 미국ㆍ영국ㆍ호주 3국 외교안보 협의체)로 진화할 가능성은.
아시아의 나토가 될 거라는 주장에 회의적이다. 그게 좋은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아마 아닐 것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 정치적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갈등이 상당 부분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 굳이 ‘한국과 일본은 이해 관계가 일치하고 거의 같은 방식으로 대외 관계를 바라본다’ 이런 수사적 표현을 할 필요는 없다. 한ㆍ일 양국 국민이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공유하는 데 협력의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3국이 합의한 ‘인도태평양 대화’ 협의체 출범의 의미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위협적인 환경을 만드는 상황에 대해 일본이 강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은 미국 관점에서 볼 때 분명 고무적이다. 3국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이런 목소리를 내는 쪽에 한국을 더 끌어당기려는 노력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벌이는 위협적인 행동을 당장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은 이제 러시아보다 위험하다.

☞엘브리지 콜비= 미 펜타곤의 전략 및 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시절인 2018년 발표된 미 국방전략(NDS)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 보고서는 ‘강한 미군의 재건’과 ‘힘을 통한 평화’를 내걸었는데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을 전략적 핵심 지역으로 설정했다. 한국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분쟁을 막는 억지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