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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위기, 악재 맞지만 한국 영향 제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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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 경제의 ‘상저하고’(上底下高·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 전망에 중국발(發)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는 데다 ‘유커(游客·중국인 단체 관광객) 특수’도 기대만 못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중국은 부동산 관련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25%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물 경기와 금융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20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중국 부동산시장 전망 및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1년 내 회사채 만기 도래분의 약 45%가 부동산 관련 업종이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개발 기업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며 신용등급 하락 및 디폴트 확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불안,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경제 불안,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촉발한 내수 시장 위축은 곧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 시장과 밀접한 반도체·석유·철강 기업의 실적 둔화가 우려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성장률이 4%대 아래로 내려갈 경우 한국도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수요 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무역수지·경상수지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유커 특수’ 효과가 기대만 못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불쏘시개가 돼야 할 소비 심리가 아직 차갑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역대 최고 청년 실업률 등이 근거다. 게다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한·중 관계가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극받은 것도 변수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과거보다 큰 폭으로 물가가 뛰었다. 한국 관광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유커 특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 수출 의존도가 20% 아래로 내려가는 등 ‘탈(脫)중국’ 기조가 강해진 데다, 소비재 비중이 적은 만큼, 국내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발간한 ‘우리 경제의 중국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79.6%)이 소비재(3.4%)보다 크다. 중국 내수가 1% 감소해도 한국 GDP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위기는 정부가 유동성을 조였기 때문인 만큼 구조적 문제는 아니다. 대중 수출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폐쇄적인 중국 시장 특성상 금융위기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질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해외 파생상품까지 엮인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달리 중국 부동산 문제는 모두 중국 국내서 움직이는 상황인 데다 자본 흐름도 잘 보이는 상황”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을 통해 돌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 기로에 선 중국 물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인베스팅닷컴]

‘디플레이션’ 기로에 선 중국 물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 국가통계국, 인베스팅닷컴]

중국 경제위기 우려가 과도하며, 오히려 과도한 대출 규제를 풀고 내수 진작을 위해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헝다그룹 파산 위기 때도 연쇄 부도설이 나왔지만 3년이 되도록 그런 일은 없었다며 ”중국은 지난달 16일부터 8월 1일까지 6번의 경기부양 회의를 하고 10번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정도로 내수 진작에 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비상등을 켜고 대비에 들어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1.4%)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1.7% 이상 성장해야 하는 만큼 ‘차이나 리스크’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국 내 ‘중국경제 상황반’을 설치해 한국은행·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와 공조하고 있다. ‘상저하고’ 경제 전망을 유지하되 9월 말 관광 특수를 앞두고 유커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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