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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감사’에 3개과 투입…부지부터 화장실까지 살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에 대해 대대적 감사 준비에 착수한 감사원이 이례적으로 사회복지감사국(사복국) 1·2·3과 인력 전원을 투입해 ‘잼버리 감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를 관할하는 사복국 2과를 중심으로 1·3과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감사엔 통상 1개 과(10명 안팎)가 투입되는 것이 관례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유병호 사무총장의 지시로 감사 인력을 대폭 늘렸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예정돼 있던 해당 3개 과의 하반기 감사 계획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잼버리 감사단’에는 지방자치단체를 담당하는 지방행정감사국 인력도 일부 파견될 가능성이 있어, 감사 인력은 모두 30~40명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유 총장의 직속부대로 불리는 특별조사국은 사드 배치 지연 의혹 등에 투입돼 잼버리 감사에선 빠지기로 했다.

감사원은 ‘잼버리 감사’와 관련해 사전 준비부터 예산 집행과 현장 진행까지 행사 전반을 감사하기로 했다. 세계 잼버리 대회를 전북 새만금에 유치하기로 결정한 과정부터, 2023년 잼버리 현장에서 벌어진 화장실 사태까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잼버리와 관련된 중앙부처와 지자체 등 모든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감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행사를 유치한 전라북도는 물론, 지원 업무를 맡은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와 기반시설 조성에 관여한 농림축산식품부 및 새만금개발청, 관할 지자체인 부안군 등이 감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김관영 전북지사 조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잼버리 예산과 관련해 전체 1171억원의 대부분(74%)을 차지하는 870억원이 조직위 운영비·사업비로 투입된 반면 불만이 폭주한 화장실과 샤워장 등 숙영 편의시설 설치비는 전체 예산의 11% 수준인 130억원에 불과했던 경위 등이 중점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대회 파행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부지 선정’ 문제점이 감사로 밝혀질지도 주목된다. “새만금에 매립을 마친 부지가 있었는데 굳이 용도까지 바꾸면서 갯벌을 대회 장소로 정한 게 누구 책임이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17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 농지관리기금 1846억원을 투입해 잼버리 부지(8.84㎢)를 매립했다.

디데이(8월 1일 개막)를 8개월 남겨둔 시점에 마무리되는 바람에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부터 야영장 조성까지 줄줄이 늦어졌다고 한다. 잼버리 사업비가 1171억원인데, 부지 매립비가 1846억원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선 이번 ‘잼버리 감사’로 감사원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도 나온다. 국민적 관심 사안이자 사실상 윤석열 정부 주요 현안에 대한 첫 번째 대규모 감사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감사원이 “지난 정부에 대한 보복 감사를 하고 있다”며 감사원 사무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잼버리 감사는 정치적 고려 없이 철저히 원칙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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