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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약 커피’가 뭔데? 中 MZ세대 홀렸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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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소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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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가 중국 MZ세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몇 년 전 큰 인기를 끈 ‘중약 밀크티(中藥奶茶·중국에서 사용하는 한약재를 넣은 밀크티)’에 이어 ‘중약 커피’가 등장했다.

최근 몇 년간 동인당(同仁堂), 화북제약(華北製葯), 동한춘당(童涵春堂) 등 중국 유수의 제약회사에서는 제비집, 흑구기자, 도교(桃膠·복사나무의 진) 등 보양식 재료를 넣은 밀크티를 선보였고 큰 사랑을 받았다. 커피 업계에서도 이런 건강 음료 마케팅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두(成都), 하얼빈(哈爾濱),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지에서 ‘중약 커피’ 유행이 번지고 있으며 많은 현지 중의학관이 커피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홍경천 라테, 구기자 라테부터 개여주 아메리카노, 금은화 콜드 브루 등 다양한 메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들 카페의 인테리어 스타일은 중약방(中葯鋪)을 그대로 재현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진맥 후 체질에 맞는 음료를 고를 수 있는 카페가 생겨나기도 했다.

자라 젤리 커피, 처방전 붙인 커피… 이색 중약 커피 쏟아진다

‘영락당커피’의 시그니처 메뉴 구이링가오 라테. 소후

‘영락당커피’의 시그니처 메뉴 구이링가오 라테. 소후

지난 7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문을 연 '중약방' 콘셉트의 카페 ‘영락당커피(永樂堂咖啡)’. 외관은 전혀 카페 같지 않다. 입구에 작은 간판이 달려있을 뿐이다. 카페 내부에는 약재 목록이 가득 걸려 있고 약재가 가득한 바의 한편에는 커피 머신이 놓여 있다. 구이링가오(龜苓膏· 본래는 자라가 들어간 약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전통 약재를 넣어 만든 젤리를 칭한다)가 든 라테와 개여주 아메리카노가 이 집의 대표 메뉴다.

카페를 방문한 한 고객은 “평소에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해서 과일 커피부터 티가 들어간 커피까지 안 먹어본 게 없는데 중약 커피는 처음”이라며 “구이링가오는 전형적인 광둥 음식인데 커피와의 조합이 의외로 나쁘지 않아서 놀랐다“라고 평했다.

장쑤(江囌)의 유명 중의학관 바이리탕(百黎堂)은 고대 처방을 커피에 적용한 건강 음료 브랜드 ‘카이러거팡즈(開了個方子)’를 선보였다. ‘카이러거팡즈’는 음료 컵에 “내복 커피, 1회 1잔, 하루 한 번 복용, 필요시 중복 복용 가능” 따위의 처방 문구를 붙여준다. 주요 메뉴는 나한과 아메리카노, 구기자 라테, 진피 라테 등이며 가격은 약 25위안(약 4535원) 선이다.

중국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가 재스민, 피스타치오, 복숭아 등 비교적 대중적인 식재료를 넣은 커피 메뉴를 선보이는 동안 중국 도시 소재의 카페는 차별화를 위해 중약재를 넣은 ‘중국식 커피’를 선보였다. 차별화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새로울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음료로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난닝(南寧)·후이저우(惠州)·포산(佛山)·충칭(重慶) 등에도 비슷한 중약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중약+음료’ 인기… 언제까지 계속될까

사진 신커두

사진 신커두

사실 중약재와 음료의 조합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21년경부터 중국 현지에서는 중약 밀크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 동인당, 화북제약, 동한춘당, 장중경대약방(張仲景大葯房) 등 현지의 유명 제약회사들이 음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부 도시에서는 현지 약국이 중국 전통 의학 콘셉트의 밀크티 가게를 열었다. 중의학관과 약국 등 내부에 아는 사람만 아는 음료 맛집이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중약 밀크티의 인기는 금방 사그라졌다. 지난해만 해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단골로 등장하던 중약 밀크티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중약 커피의 유행은 중약 밀크티의 행보를 따라갈 위험이 많다. ‘내용물보다 형식’에 치중하는 순간 롱런이 힘들어진다. 올해 ‘중약방 카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일부 커피 브랜드가 관련 사업 확장을 시도한 예에서도 알 수 있다.

즈마건강 매장. 사진 36kr

즈마건강 매장. 사진 36kr

동인당에서 선보인 커피 브랜드 ‘즈마건강(知嘛健康)’. 허브를 사용한 커피를 주력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10여 개의 매장을 냈지만, 평판이 양극화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설명하기 힘든 맛”, “이런 자체 IP가 들어간 커피는 유행만 아니었어도 잘 안 마실 것” 등 혹평을 쏟아내는 이용자도 있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중약 커피는 비교적 대중적인 중약재인 진피, 대추, 구기자 등을 배합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약재의 맛이 너무 두드러지면 대부분의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낀다. 청두의 한 카페에서 근무 중인 한 바리스타는 신커두(鋅刻度)와의 인터뷰에서 "중약 커피를 맛보러 오는 젊은 세대는 대부분 보양 목적보다는 호기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팡융(方勇) 우한시 한양병원 중의학재활과 주임은 지무신문(極目新聞)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조합은) 대부분 젊은이의 입맛에 맞춘 마케팅 방식”이라며 “중의학 관점에서 보면 약재는 원래 사람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며 밀크티, 커피는 필연적으로 당분을 과다 섭취하게 해서 사실상 보양에는 큰 의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MZ세대 겨냥 건강관리 사업, 계속 돈 벌 수 있을까

중국에서 젊은 세대가 건강 차를 마시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CCTV에서 발표한 ‘중국의 아름다운 생활 대조사(中國美好生活大調查)’ 보고서에 따르면 18~35세 청년층은 2023년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로 관광(32.77%), 컴퓨터·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31.67%) 및 건강관리(31.04%)를 꼽았다.

신화망(新華網)이 발표한 'Z세대 영양 소비 동향 보고서(z世代營養消費趨勢報告)'는 건강관리 소비의 83.7%가 18~35세의 젊은 소비자라는 놀라운 결과를 밝혔다. 젊은 세대가 중국 건강 소비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음료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겨냥한 건강 관리 시장 자체가 무한한 발전 공간을 자랑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영양 지식과 끈기가 부족하여 빠르게 시작하고 그만두는 경향을 보인다. 해당 조사에서 Z세대의 절반 이상이 건강한 식단과 생활방식을 며칠 만에 포기했다고 답했고, 62.44%는 건강 제품을 구매한 후 낭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중약 밀크티, 중약 커피 등 다수의 보양식 음료 브랜드는 ‘개방형 가맹’을 통해 이윤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Z세대의 특유의 ‘반짝인기’에 기대기만 하면 오래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중약 커피가 유행을 넘어 스테디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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