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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약령시 둘러보고 약초 족욕하며 몸으로 느낀 ‘한방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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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약령시·서울한방진흥센터에서 한의학 체험

박민아·서연우·나예현(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서울한방진흥센터에서 조선시대 의원·의녀들의 의복을 갖추고 한방문화를 체험했다.

박민아·서연우·나예현(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서울한방진흥센터에서 조선시대 의원·의녀들의 의복을 갖추고 한방문화를 체험했다.

우리나라는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 중국·일본과 교류하며 고대로부터 발달해 내려온 우리 민족 고유 의학인 한의학(韓醫學)을 주로 활용했다. 자연과학·해부학에 기초를 두고 질병을 개별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분리해 치료하는 서양의학과 달리, 한의학은 철학적 접근으로 질병 증상과 환자의 심신 상태를 고려해 약재·침·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질병의 치료를 넘어 심신이 조화롭고 균형을 이룬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추구했다. 한의약(韓醫藥·한약)의 원료인 한약재(韓藥材)는 지금도 전문 시장이 있을 만큼 활발하게 유통된다. 그중 하나가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국내 최대 한약시장인 서울약령시(약령시장)다.

서울약령시 내에는 한의학을 주제로 유물 전시와 교육, 체험 등 다양한 한방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서울한방진흥센터가 있다. 서울한방진흥센터 최민하 도슨트는 “전국의 한약재가 유통되는 서울약령시에는 약재를 가루로 만드는 제분소, 약재를 판매하는 한약방, 한의사가 진료하는 한의원, 의료기기·건강식품 판매 등 다양한 한방 관련 업종이 밀집돼 있죠”라고 설명했다. 2005년 서울약령시 한방산업특구로 지정돼 한약재 특화산업을 통한 관광명소로 발전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현재 서울약령시는 우리나라 한약재 유통의 약 70%를 담당한다.

서울약령시의 일주문. 서울약령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한약재를 유통·판매하고, 다양한 한방 관련 업종이 밀집된 곳이다.

서울약령시의 일주문. 서울약령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한약재를 유통·판매하고, 다양한 한방 관련 업종이 밀집된 곳이다.

나예현·박민아·서연우 학생기자가 최 도슨트와 함께 서울약령시를 한 바퀴 둘러봤다. “이곳엔 조선시대 여행자 무료 숙박, 의지할 곳 없는 병자 치료 등을 담당하던 구휼(救恤)기관인 보제원(普濟院)이 있었어요. 당시 일종의 복지기관이라 할 수 있는데, 홍제원·이태원·전관원도 같은 역할을 했죠.” 현재 보제원은 존재하지 않고, 약령중앙로 입구에 있는 서울약령시 일주문(기둥이 한 줄로 된 문) 근처에 보제원유허비(普濟院遺墟碑)가 세워져 있다. 유허비는 선인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에 그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안암오거리(서울시 동대문구 제기2동 148-115)엔 과거 보제원이 있던 터라는 보제원 표지석이 있다.

서울약령시에서 있는 1000여 개의 한의약 관련 전문업소를 통해 다양한 한약재를 만날 수 있다.

서울약령시에서 있는 1000여 개의 한의약 관련 전문업소를 통해 다양한 한약재를 만날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최 도슨트를 따라 판매되는 한약재들을 살폈다. 우슬·옥수수속대 등 평소에 보지 못한 한약재들이 시선을 끌었다. “강북농수산물검사소를 통해 양질의 한약재가 유통될 수 있는 한약재 품질검사, 한의약 단체를 통한 자율정화활동, 품질안전제를 실시하고 있어요. 중금속 등 이상물질이 있는지, 원산지가 잘못 기재돼 있는지 등을 검사해서 단 1%라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해당 한약재는 전량 폐지돼요. 철저한 검사를 거치기에 시중에 판매되는 한약재는 믿고 먹을 수 있죠.”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주제로 유물 전시와 교육, 체험 등 다양한 한방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서울한방진흥센터에는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이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전시된 식물성·동물성·광물성·희귀·독성 약재 등을 살펴봤다.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주제로 유물 전시와 교육, 체험 등 다양한 한방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서울한방진흥센터에는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이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전시된 식물성·동물성·광물성·희귀·독성 약재 등을 살펴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서울한방진흥센터 위원범 주무관의 안내에 따라 센터 안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한의학은 삼국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독자적 의학으로 발전, 고려시대에는 현존 최고(最古) 의서로 불리는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을 편찬하며 한의학 정체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의서로는 1610년 광해군 때 허준에 의해 완성된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은 실용성·과학성을 중시해 동양의학의 모든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서술했으며, 동아시아 전통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죠.”

조선 후기에는 이제마가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 등 4개로 구분해 분석한 ‘사상의학(四象醫學)’ 이론을 주장하면서 한의학은 더 구체적으로 발전했다. 위 주무관은 “한의원에 방문하면 사상의학에 기반한 체질 진단과 이에 맞는 치료도 받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오늘날 한의학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9년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2010년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 2013년 산청 세계전통의약 엑스포 개최는 한의약의 세계시장 진입 및 글로벌화에 기여했다.

팔각회향·당귀·박하 잎을 넣은 향주머니를 만드는 소중 학생기자단.

팔각회향·당귀·박하 잎을 넣은 향주머니를 만드는 소중 학생기자단.

약재로 약을 만들 때 쓰는 도구를 의약기구라고 한다. 채약기구(採藥器具)는 약재를 채취하는 데 쓰인다. 주로 나무로 만든 꼬챙이·약삽·약호미 등을 비롯해 채취한 약재를 담아두는 망태기·약초통 등도 채약기구다. 약재의 양을 측정하는 약도량형기(藥度量衡器)는 크게 손저울과 천칭으로 나뉜다. 필요한 약재를 알맞게 배합하고, 인체에 투여할 약물의 양을 정확하게 맞춰 약의 효능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사용한다. “약재를 가루로 만드는 기구는 연석·맷돌·절구·약연·분쇄기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약연기(藥硏器)라고 해요. 좁은 의미로는 배 모양의 홈 있는 받침에 주판알 모양의 알을 굴려 가루를 내는 약연만을 가리킵니다.” 약재를 가공하거나 약물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제약기(製藥器), 액체로 된 약을 담거나 따를 때 사용하는 약성주기(藥盛注器), 약재의 종류·효능 등을 구분해 보관하는 약저장기(藥貯藏器)도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팔각회향·당귀·박하 잎을 넣은 향주머니(위 사진)와 각자 어울리는 약재 2개를 넣은 족욕 솔트를 만들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팔각회향·당귀·박하 잎을 넣은 향주머니(위 사진)와 각자 어울리는 약재 2개를 넣은 족욕 솔트를 만들었다.

천연 약재는 ‘본초(本草)’라고도 하는데, 한자 ‘풀 초(草)’를 쓴 것에서 식물성 약재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뿌리·뿌리줄기·줄기·나무껍질·열매·잎·씨 등 부위마다 효능을 연구해 치료와 질병 예방에 사용한다. 삼·버섯 등은 특화 약재로 구분된다. 버섯류는 면역 증강, 단백질 대사 및 합성, 항산화 작용이 우수하다. 흑삼·홍삼·산삼액침 등 삼 종류에는 일명 ‘인삼 사포닌’이라 불리는 Ginsenoside(진세노사이드) Rg5·Rg3가 함유돼 항암 효과가 있다. 동물성 약재 중에는 사향·우황 등의 효능이 널리 알려졌다. 광물성 약재는 유황·금·구리 등이 있는데, 국내 생산량이 많지 않아 수입도 한다.

서울한방진흥센터에선 한방 손 팩과 지압 등 보제원 한방체험을 할 수 있다.

서울한방진흥센터에선 한방 손 팩과 지압 등 보제원 한방체험을 할 수 있다.

“희귀 약재 중 서각(犀角)은 코뿔소의 뿔 끝부분을 분말로 만들거나 얇게 썰어 약재로 사용해요. 성질이 차서 해열제나 해독제로 쓰이죠. 현재는 코뿔소가 국제보호동물이라 서각을 사용할 수 없어요. 과거엔 시험이나 큰일을 앞두고 긴장을 풀기 위해 먹는 우황청심원(환)에 서각이 들어 있었죠. 백화사(白花蛇)는 살모사과 동물인 오보사의 내장을 버리고 말린 것이에요. 과거 경련 증상 등의 완화에 효과가 있어 쓰였죠.” 희귀 약재 옆에는 독성 약재들이 전시됐다. 그중 유황은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자연상태 그대로의 유황을 먹거나 피부에 사용하면, 간이 손상되고 피부조직이 죽는다. 유황 등 독성 약재는 인체에 해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정제된 것을 사용한다.

전시된 약재를 둘러본 소중 학생기자단이 전통 복주머니에 팔각회향·당귀·박하 잎 등 세 가지 약재를 넣어 향주머니를 만들었다. 향신료로 많이 사용되는 팔각회향은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의 순환을 도와 감기 몸살, 호흡기 질환과 소화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팔각회향에 들어있는 시킴산은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주원료이기도 하다. 박하는 머리를 맑게 해주며, 생즙을 내 아침 식전에 한 컵씩 마시면 관절과 중풍에 좋다. 당귀는 참당귀뿌리를 약재로 쓰며, 방향성 정유가 함유돼 특이한 냄새가 나고 맛은 약간 쓰면서 달달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진통 효과가 있다.

시원한 한방 전통 차를 마시면서 직접 만든 족욕 솔트로 족욕을 한 소중 학생기자단.

시원한 한방 전통 차를 마시면서 직접 만든 족욕 솔트로 족욕을 한 소중 학생기자단.

센터에선 족욕 솔트도 만들 수 있다. 향균·살균 효과가 있고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어성초, 피부의 열을 내려주며 비타민이 풍부해 미백효과가 있는 진피, 근육통·신경통·피부 트러블에 효능이 있는 감초, 비타민C가 오렌지의 10배 이상 함유돼 피부 노화방지에 효능이 있는 백년초 분말, 태평염전의 태평소금이 준비됐다. 각자 자신에게 어울리는 약재 두 가지를 선택해 소금과 함께 병에 담고, 잘 섞이도록 병마개를 닫고 흔들어주면 완성이다.

『동의보감』에 ‘두한족열(頭寒足熱)’이란 말이 있다.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아플 일이 없다’는 뜻이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서울한방진흥센터 2층 야외에 있는 족욕 체험관에서 따뜻한 물(38~42도)에 직접 만든 족욕 솔트를 넣고 발을 담가 족욕을 즐겼다. 여기에 한방 쌍화차, 전통 오미자차, 목련꽃차와 다과를 곁들였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피로가 다 풀리는 거 같아요” “족욕을 처음하는 데 힐링되는 기분이에요” “서울약령시를 돌아보고 잘 몰랐던 약재와 한의학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한방진흥센터

장소 서울 동대문구 약령중앙로 26 서울한방진흥센터
운영시간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6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5시(매주 월요일·1월 1일·설날·추석 휴관)
이용요금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어른 1000원, 만 7~18세 학생·군인 500원
체험프로그램 약초족욕체험(6000원)·보제원 한방체험(5000원) 등 서울한방진흥센터(kmedi.ddm.go.kr) 및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museum.ddm.go.kr) 홈페이지 참조
문의전화 02-969-9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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