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중근·박찬구·신영자…광복절 특사 코드는 '경제 살리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14일 발표한 광복절 특별사면은 ‘경제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등 기업인 12명이 이번 특사에 포함되며 경영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기업 운영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가 확정되거나 고령 또는 피해 회복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이번 특사 대상이 됐다.

이날 정부는 오는 15일 자로 2176명에 대한 특사를 단행한다며 “이번 사면을 통해 사회를 통합하고 국력을 집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특사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은 형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으로 선정됐다. 박 명예회장은 130억여 원의 배임 혐의로 2018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으며,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되면서 그동안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맡아왔다. 신 전 이사장은 롯데그룹 경영 비리 사건으로 2019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박 명예회장 측은 “앞으로 본업에 더욱 집중하며 경제를 살리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신 전 이사장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중근 창업주는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아 복역하다 이듬해 광복절에 가석방됐다. 이 창업주는 형기 만료 후에도 특별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 제한으로 경영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이번 복권으로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8년 구속됐고, 징역 3년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 전 회장 측은 “특사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정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고, 경제 활성화 이바지로 국민 여러분과 정부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위해 사회와 같이 나누고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도 복권됐다.

경제단체는 이날 “경제인들을 경영 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인에게 주어진 사업보국의 소명을 되새기고,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사면 당사자는 물론 경영계가 경제 활력 회복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또 준법경영에 힘쓰고 양질의 일자리가 더욱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특사를 계기로 기업인들에 대한 형사 처벌 위주의 각종 법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할 것도 건의한다”고 밝혔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이번 사면·복권 조치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높이고, 나아가 미래를 대비해 기업인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