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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정연주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여권 “정 위원장 곧 해촉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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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연주

정연주

방송통신위원회 회계검사에서 정연주(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부속실장을 통해 업무추진비를 부당 집행하고 근무일 중 절반 이상 조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선 “심각한 결격사유”라며 사퇴 압박과 함께 조만간 해촉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방통위가 이날 발표한 ‘방심위 회계검사’ 결과에 따르면 정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황성욱 상임위원 등 상임위원 3명 모두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집행 적발 건수는 위원장 13건, 부위원장 9건, 상임위원 24건 등 모두 46건이었다. 특히 정 위원장의 경우 전 부속실장 A씨가 특정 음식점에 선수금을 맡긴 뒤 1인당 3만원을 초과(김영란법 위반)하는 금액을 선수금에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모두 11회에 걸쳐 137만2000원을 부당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정 위원장의 식대를 결제한 뒤 참석자 수와 금액 등 지출결의서는 허위로 작성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됐다.

예컨대 2021년 8월 31일 정 위원장 포함 7명이 점심을 먹어 코로나19 방역지침(5인 이상 모임 금지)을 위반하자 4인분 초과 금액은 미리 맡긴 선수금으로 결제한 뒤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서는 ‘비상임위원 등 4인’이라고 허위로 적었다.

A씨는 방통위 진술을 통해 “정 위원장이 초과 금액을 결제하라며 본인 개인카드를 준 적이 없어 행정처리 편의를 추구하다가 실수를 범했다”고 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정 위원장의 올해 연봉은 1억9061만원이다. 정 위원장은 “선수금은 모두 부속실 법인카드로 집행돼 본인은 전후 경과를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방통위는 또 정 위원장 등 상임위원 3인의 차량운행기록을 통해 지각 및 조기 퇴근 등 ‘근태 불량’도 적발했다. 정 위원장은 총 근무일 414일 중 절반이 넘는 270일을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했고, 78일은 오전 9시 이후 출근했다 이광복 부위원장은 297일(72.3%)을 9시 이후에 출근했고, 267일(65%)을 오후 6시 이전에 조기 퇴근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정 위원장 등 상임위원들은 회계검사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여권 관계자는 “근무 태만 등 위원장으로서 심각한 결격사유가 드러났기 때문에 조만간 해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정 위원장 등에 대한 해촉 절차가 진행되면 인사혁신처가 방통위 검사 결과를 검토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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