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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반란은 푸틴과 협력한 특별작전"…우크라 수뇌부 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무장 반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력한 특별작전이었다는 우크라이나 수뇌부 측의 주장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오른쪽부터) 가면이 지난 6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오른쪽부터) 가면이 지난 6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독립매체 '더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서기는 이날 우크라이나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제 프리고진의 반란은 푸틴이 자신에게 전적으로 충성하지 않는 장군들을 색출하기 위해 조율된 특별 작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색출한 일부 장군은 해임되거나 복역 중"이라며 "러시아 내부에서 분열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방 매체들은 러시아군 2인자였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 총사령관 등을 비롯한 고위 지휘관 일부가 프리고진의 반란을 돕거나 방조한 혐의로 숙청됐다고 보도했다.

다닐로우 서기의 주장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반란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보도는 수차례 나왔다. 지난달 말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프리고진의 반란을 미리 감지하고 최소 2~3일 전에 푸틴 대통령에게 알렸지만, 푸틴 대통령은 경호 인력을 늘리고 전략 시설 몇 곳의 경비만 강화했을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측근인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서기.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측근인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서기. AP=연합뉴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춘 이후 프리고진의 행보에도 의문점이 많다. 서방측 전문가와 매체들은 프리고진이 조만간 숙청할 것으로 관측했지만, 그는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며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고진은 반란 닷새 뒤인 지난 6월 29일 푸틴 대통령과 만나 3시간 동안 면담했고, 지난달 말에는 푸틴 대통령이 공들인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에 참석한 아프리카 인사들과 만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멜린다 해링 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푸틴과 프리고진은 다시 좋은 친구가 되었는데, 서방은 둘의 결별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란 이후 프리고진과 함께 벨라루스로 이동한 바그너 용병들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도 주둔할 예정이다.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스카이뉴스 등은 바그너 용병이 벨라루스 남동부 고멜시(市) 인근에 있는 자브로브카 비행장에 약 1000명의 용병을 수용할 캠프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자브로브카 비행장은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에서 약 24㎞ 떨어진 곳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약 250㎞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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