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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 광속구-임규영 불꽃스윙, 인천고 대통령배 8강 막차 탑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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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인천고 투수 김택연(왼쪽)과 내야수 임규영. 김효경 기자

인천고 투수 김택연(왼쪽)과 내야수 임규영. 김효경 기자

인천고가 대통령배 8강에 올랐다. 김택연의 강속구과 임규영의 불꽃 스윙이 빛났다.

인천고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16강전 경기상고와의 경기에서 7-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인천고는 2004년 이후 19년 만의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계기범 인천고 감독은 "선발 박상현(3이닝 4피안타 무실점)이 초반에 잘 끌어줬다. 한규혁이 그 동안 안 맞았는데 감을 찾고, 임규영도 잘 쳤다. 오늘 투수들을 아끼고 갈 수 있었던 게 만족스럽다. 9회까지 갔으면 김택연의 투구수도 늘어날 수 있었는데(콜드게임 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승리의 주역은 우완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4-0으로 앞선 6회 말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 차가 있지만 자칫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김택연은 초구부터 빠른 공을 뿌렸다. 경기상고 임재원이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제대로 대지 못했다. 파울 두 개로 2스트라이크를 만든 김택연은 다시 직구를 꽂아 3구 삼진을 잡았다. 후속타자 정희재는 빠른 공으로 윽박지른 뒤 유인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대타 공건희는 몸 쪽 꽉찬 공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7회도 삼자범퇴로 끝내 2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땅볼을 유도하거나 삼진을 잡으려면 바로 승부를 해야 하니까 과감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인천고 3학년 오른손 투수 김택연이 3일 서울 신월야구공원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장안고와의 2회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인천고 3학년 오른손 투수 김택연이 3일 서울 신월야구공원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장안고와의 2회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계기범 감독은 "최상이다. 기대한 만큼 해줘서 고맙다. 택연이는 성격이 무덤덤하다. 긴장도 잘 안 한다. 선발로 가든, 마무리로 가든 흔들리지 않는다. 2학년 땐 약간 흔들렸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없어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택연은 "위기에 많이 등판해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최고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이날 경기에서도 최고 150㎞를 찍었다. 그러면서도 제구력까지 겸비해 호평을 받는다. 올해 50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6개만 내줬다. 그는 "제일 자신있는 무기는 직구"라고 했다.

장현석(마산용마고)의 미국 진출로 인해 드래프트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장충고 좌완 황준서가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 이글스로, 최근 평가가 올라간 김택연이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두산 베어스로 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 팬들은 '두택연'이란 표현까지 쓰고 있다. 김택연은 "기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팀을 응원하는 친구들이 '너 두산 가겠다. 우리 팀으로 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인천고 내야수 임규영. 김효경 기자

인천고 내야수 임규영. 김효경 기자

타석에선 5번 타자 임규영이 맹활약했다. 임규영은 3회 2사 1·3루에서 2타점 선제 3루타를 때려냈다. 4-0으로 앞선 7회 초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포를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임규영은 "전날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주자가 쌓여서 어떻게든 찬스를 살려보려 했다. 높게 띄우지 않고 강한 타구를 만드려고 했다"고 말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2볼 노스트라이크이기 때문에 직구를 노렸는데 좋은 공이 들어왔다. 빠른 타구를 보내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만들어졌다. 롤모델인 김하성, 김도영 선수가 빠른 타구를 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나도 그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 끝까지 프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배 8강에 오른 팀이 모두 가려졌다. 마산용마고-경기고, 군산상일고-휘문고(이상 8일), 경북고-청담고, 인천고-유신고(이상 9일)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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